광주 1위…전남·세종·전북 順
보수 대구·울산도 80% 넘겨
李·金 지지층 결집력 높아진 듯
수도권도 지난 대선보다 올라
여론조사서도 '정권 교체' 우세
제주 '최저'…충청 평균 밑돌아
제21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진 3일 오후 8시30분 기준 잠정 투표율이 20대 대선보다 1.8%포인트 높은 78.9%로 집계됐다. 1997년 15대 대선(80.7%) 후 최고치다. 2017년 19대 대선(77.2%) 기록을 뛰어넘었다. 지역별로는 사전투표부터 투표 열기가 뜨거웠던 호남이 압도적이었고, 보수세가 강한 대구·울산도 평균치를 웃돌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에서 촉발된 정권 심판론이 강하게 작용하며 진보층 유권자의 투표 심리를 특히 부추긴 가운데 보수 유권자도 정권 교체론에 맞서 결집한 양상으로 풀이된다.
◇2000년대 대선 ‘역대 최고’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전국 1만4295개 투표소에서 진행된 투표에 전체 유권자 4439만1871명 중 3500만4540명이 참여했다. 78.9%의 투표율은 2000년 이후 치러진 대선 중에선 가장 높은 수치다. 2000년대 역대 대선 투표율을 보면 19대(77.2%), 20대(77.1%) 18대(75.8%) 순이었다. 16·17대까지 포함시킨 2000년대 평균 투표율은 약 73%다.
투표율은 오전 7시부터 줄곧 지난 대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지난 20대 대선 동시간대보다 0.3%포인트 높은 2.1%로 시작해 그 격차가 8시 0.7%포인트, 9시 1.1%포인트, 10시 1.7%포인트, 11시 2.3%포인트, 12시 2.6%포인트로 점차 벌어졌다. 지난달 29~30일 실시된 사전투표율(34.74%)과 재외·선상·거소투표율(비공개)이 반영된 오후 1시엔 그 격차가 0.8%포인트로 다소 줄었다. 지난 20대 대선 사전투표율이 36.93%로 역대 가장 높게 나타난 데 따른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광주 ‘1위’, 대구·울산도 평균치 웃돌아
지역별 투표율은 광주가 83.8%로 전국 19개 시·도 중 가장 높았다. 전남과 세종, 전북도 각각 83.5%, 83.1, 82.5%를 기록하며 82%를 넘겼다. 세종을 제외한 호남 지역은 사전투표에서도 모두 50%를 넘기며 평균치를 끌어올린 곳들이다. 20대 대선에서도 광주(81.5%) 전남(81.1%) 전북(80.6%) 순으로 투표율이 높게 나타났다.
진보 색채가 강한 호남을 중심으로 투표율이 높게 나타난 건 정권 심판과 교체에 대한 열망이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계엄과 내란, 탄핵으로 이어지기까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감이 투표 참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앞선 여론조사에서도 정권 교체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정권 재창출보다는 우세하게 나타났다.
이번 대선 최대 승부처로 꼽힌 수도권도 지난 대선보다 투표율이 올랐는데, 정치권에선 ‘정권 심판’ 성격의 투심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77.9%를 기록한 서울은 79.3%로 집계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모두에게 ‘정치적 기반’이 된 지역인 경기는 78.4%로 나타났다. 지난 20대 대선과 동일하게 평균치의 0.4%포인트 밑돌았다. 투표율이 가장 낮은 곳은 제주(73.4%)였고, 뒤이어 충남(74.8%) 충북(76.1%)의 순이었다. 두 지역은 지난 20대 대선에서도 투표율이 평균치를 하회했다.
울산은 80.1%를 기록하며 영남권 중 유일하게 80%를 넘겼고, 사전투표율이 25.63%로 가장 낮았던 대구는 79.9%까지 올랐다. 경남은 78.5%를 기록했다.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 여론과 별개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집권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반(反) 이재명’ 여론도 적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