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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전, 73조 필요한데...차등 요금에 반값 압박 [BEST CHOICE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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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제21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후보별 공약을 집중 검증하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AI시대와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전력망 투자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어제 (27일) 한국전력이 73조원 규모의 전력망 투자 계획을 발표했는데요,

    대선 주자들은 재원인 전기료를 낮추겠다고 강조한 만큼 상황이 복잡해졌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 나와있습니다.

    고 기자. 전력망 투자에 대한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의 공약 내용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됩니까.

    <기자>

    현재 우리나라는 전력을 생산하는 곳 따로, 소비하는 곳 따로의 구조입니다. 광주나 서울은 자급률이 10% 수준이고요. 경북이나 충남은 200%가 넘어갑니다.

    남는 전기는 부족한 곳으로 보내는 데 이 보내는 길, 송전선로가 포화상태입니다. 전기를 만들어도 보내지 못해 발전소 가동을 멈출 정도입니다.

    이런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이재명 후보와 김문수 후보 모두 에너지 고속도로를 공약했습니다. 에너지 고속도로는 HVDC 초고압 직류송전망을 말합니다.

    전기를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보낼 때 기존 교류송전망은 거리가 길어질수록 전력 손실이 큰데, 이런 손실이 적은 HVDC를 깔겠다는 겁니다.

    또 자기 지역에서 필요한 전기는 자기 지역에서 생산하도록 유도하는 분산에너지 생태계를 활성화하겠다는 공약도 공통적입니다.

    여기까지는 여야를 막론하고 필요하다는 게 지배적인 여론입니다. 문제는 이를 실현하는 과정에 대한 접근방식입니다.

    <앵커>

    어떤 부분이 문제인가요?

    <기자>

    이 사업을 시행할 한전의 재무부담을 더 늘리는 공약을 동시에 내놓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전은 발전사업자로부터 전력을 사들여 기업과 가정에 팔고, 그 돈으로 전력망을 구축하는 사업을 합니다.

    그런데 이재명 후보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올리겠다고 공약하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는 발전 단가가 높아 한전이 많이 사들일수록 부담이 커집니다.

    가뜩이나 재무구조가 악화된 한전이 투자를 집행할 여력을 깎아먹는 겁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전기료를 인상해야합니다. 전 국민의 부담인데요.

    이 후보는 앞서 전북 군산 유세에서 “전기료 인상이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지방은 덜 올리든지 유지하든지 해서 에너지 요금에 차이를 둘 것”이라는 발언했습니다. 필요한 만큼 올리지 못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김문수 후보의 경우는 원전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계획과 맞물려 산업용 전기료를 인하하겠다고 공약하고 있습니다. 반값 전기료의 기반을 조성하겠다는 목표인데요.

    원전 비중을 급격하게 늘리기는 어렵기 때문에 산업용 전기료를 인하하면 가정용 전기료 인상이 뒤따르는 문제는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현재 한전 상황이 어떻습니까. 73조원 규모의 전력망 투자 계획을 내놨는데요.

    <기자>

    지난해 4년만에 흑자전환 한 한전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3조8천억 원을 올리며 7분기 연속 흑자이자 9년 만에 분기 최고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정부가 산업용 전기료를 올렸고 원가에 영향을 미치는 환율과 유가가 하향 안정화된 덕분입니다.

    실적이 개선되면서 주가도 많이 올랐습니다. 1년 전에 1만8천 원 대이던 주가가 최근에는 3만 원 대입니다.

    이 정도면 괜찮은 거 아닌가 하실 수 있는데요.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탈원전 정책에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때 정치적 계산으로 전기요금을 눌렀는데요. 한전이 100원에 전기를 사와 64원에 파는 지경이었습니다.

    그 결과 급증한 부채 문제는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말 한전 부채가 206조 원입니다. 이 가운데 134조4천억 원은 한전채 발행과 금융기관 차입 등으로 인한 금융부채입니다. 금융원가 즉, 이자로 나간 돈이 1분기만 1조2천억 원입니다.

    73조 원 투자를 하려면 그 만큼 돈이 있어야 하는데 한전이 보유한 현금과 유동성금융자산은 1조 원에 불과하고요. 연결기준으로 해도 7조5천억 원 수준입니다.

    <앵커>

    그 얘기는 결국 추가적인 전기료 인상이나 외부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는 의미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투자 계획과 함께 한전은 “경영효율화, 원가절감 노력과 더불어 적정한 전기요금 운영을 통해 투자재원을 자체 조달하겠다. 부족자금이 발생할 경우 회사채 등 차입금을 조달할 것”이라 밝혔는데요.

    대선 후보들의 전기료 인하 기조를 보면 결국 한전채 발행 등 외부 자금 조달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만큼 이자로 나가는 돈이 늘어난다는 얘기죠.

    회사채 시장에서 가장 우량한 한전이 채권발행을 늘리면 시장 자금이 쏠려 다른 기업들은 더 많은 이자를 지불하거나 조달 자체가 어려워지는 문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한전의 누적 적자 수습 국면에서 정치권의 ‘에너지 포퓰리즘’이 계속될 경우 한전은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을 수 있고요.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입게 됩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


    고영욱기자 yyk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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