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새로 개설된 주식투자 계좌 둘 중 하나는 2030세대가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더 이상 근로소득만으로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고 본 2030세대가 주식시장으로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한국경제신문이 미래에셋, NH투자, 한국투자, 삼성, KB 등 국내 5개 대형 증권사에서 지난해 새로 개설된 주식계좌 339만4982개를 분석한 결과 2030세대 계좌가 165만3683개로 48.7%에 달했다. 30대 계좌가 88만418개(25.9%)로 가장 많았다. 20대 계좌는 77만3265개(22.7%)로 40대(71만3982개, 21.0%)와 50대(62만5194개, 18.4%)보다 많았다.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취업하기 어렵고, 고갈 우려가 큰 국민연금에 노후를 기댈 수도 없다고 판단한 2030세대가 사실상 유일한 자산 증식 통로로 주식투자 등 재테크에 적극 나서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지난해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개설한 이재경 씨(30·가명)는 “월급을 차곡차곡 모으는 것만으로는 평생 집을 못 살 것이라는 판단이 들어 원금을 잃더라도 주식에 투자하기로 마음먹었다”며 “우리 세대에 재테크는 생존 수단에 가깝다”고 말했다.
2030세대는 빚투(빚내서 투자)를 활용한 ‘고위험 고수익 투자’보다 우량주를 장기간 보유하는 ‘안정적 투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NH투자증권이 지난해 개설된 65만3685개 주식 계좌를 분석한 결과 2030세대 신용거래 비중은 0.35%로 40대 이상(0.82%)의 절반에 못 미쳤다. 2030세대의 주요 국내 투자 종목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해외 투자 종목은 배당형 상장지수펀드(ETF)로 이름난 ‘슈와브 US 디비던드 에쿼티(SCHD)’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