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대신 하루 두 번씩 먹었어요"…태연도 아쉬워한 '벌집꿀 대란'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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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아정' 나비효과? 벌집꿀 '완판'
수요 늘었지만…폭염에 생산량 줄어
"내년 상반기까지 공급 차질 있을 것"
수요 늘었지만…폭염에 생산량 줄어
"내년 상반기까지 공급 차질 있을 것"
"밥 대신 이것만 하루 두 번씩 시켜 먹었어요. 벌집꿀 그건 자꾸 품절이더라고요."
최근 가수 태연은 자신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요아정'의 요거트아이스크림을 요즘 푹 빠진 음식으로 꼽으며 이같이 답했다. 요아정은 요거트아이스크림 디저트로 인기몰이 중인 브랜드다. 아이스크림에 벌집꿀, 초코 시럽, 생과일 등을 토핑으로 올려 먹는 것이 특징이다.
태연은 "요아정에 꽂혔다"며 "블루베리, 초코링 등을 추가해 먹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벌집꿀 토핑은 자꾸 품절 상태라 다음 시즌을 노려야 할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올해 여름께부터 요거트아이스크림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토핑으로 꼽히는 '벌집꿀'이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 수개월째 벌집꿀 토핑이 '품절' 상태인 매장이 허다하고, 4500~6000원가량의 높은 가격에도 벌집꿀 토핑의 양이 너무 적어 불만을 표하는 소비자도 많다.
최근 요아정에 빠졌다는 20대 직장인 고모 씨는 "요거트 아이스크림에 과일과 꿀은 필수라고 생각해 6000원에 벌집꿀을 추가했다"면서 "과일까지 2만원이 훌쩍 넘는 값을 지불했는데 가격에 비해 꿀이 너무 적었다"며 실망감을 표했다.
연휴 기간 가족들과 연일 요아정 배달 주문하느라 10만원가량 지출했다는 40대 직장인 이모 씨도 "요아정 벌집꿀 추가 옵션이 적은 양 대비 5000원대로 비싸 부담인데다, 그나마도 품절인 매장도 많아 쿠팡에서 벌집꿀 1kg을 3만원에 별도로 구매했다"고 전했다. 20일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에 따르면 서울 시내 요거트아이스크림 매장의 벌집꿀 옵션은 10g당 1000원대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이조차 품절인 매장도 많았다. 한 매장은 소비자들의 불만을 의식하듯 메뉴 설명에 "소량 입고돼 양이 많이 나가지 않으니 감안하시고 주문 부탁드립니다"라며 소비자의 주의를 요구하는 문구를 덧붙이기도 했다.
공정위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과 요아정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요아정의 점포 수는 지난해 166개에 그쳤으나 현재 4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한 해 동안 최소 200개 이상의 매장이 세워진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요거트아이스크림 매장 한 곳이 하루에 소비하는 벌집꿀의 양은 5~7kg가량이다. 전국에서 요거트아이스크림에 올릴 토핑만으로 최소 2톤의 벌집꿀이 하루 동안 쓰이는 셈이다. 매년 4~9월에만 한시적으로 채밀하는 양봉업 특성상, 직전 해 가을부터 연초까지 대략적인 수요를 파악해 생산량을 조절한 뒤 벌집 사육에 돌입한다. 올해 요거트아이스크림의 인기로 벌집꿀의 수요가 폭증했다고 하더라도, 벌집꿀을 추가로 생산할 수 없다는 의미다.
게다가 혹서기의 장기화 등 기온도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전남 보성에서 양봉장을 운영하는 승병권 팔용산양봉원 대표는 한경닷컴에 "올해 벌집꿀 생산량이 30%가량 줄었다"며 "올해 생산량은 이미 판매가 완료됐고, 대부분 요거트아이스크림 전문점에 납품하는 물량"이라고 밝혔다.
여름철에는 평상시에도 벌집 내부의 온도가 35도까지 오른다. 여기에 폭염까지 더해지면서 내부온도가 더 오르면, 더위에 버틸 수 없는 꿀벌들이 벌집에서 탈출한다. 꿀벌이 집 밖에 오래 있을수록 벌집꿀 생산 속도가 더뎌진다는 것이 승 대표의 설명이다. 이어 "폭염이 길어지면 밀랍이 흘러내려 벌집꿀 수확이 어렵다"고도 부연했다.
승 대표는 "9월 말이면 전국적으로 벌집꿀 수확이 끝난다"며 "올해 들어 요거트아이스크림 업체들에서 주문 문의가 2~3배 넘게 늘었는데, 당장 물량이 없어 내년 치를 미리 계약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내년에는 '100톤 생산'을 목표로 삼았다는 그는 "꿀벌들이 벌집에 꿀을 채우는 기간이 최장 2개월까지도 걸리기 때문에 4월부터 부지런히 수확한다고 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가축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꿀벌 봉군(벌떼의 단위)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7년 239만개, 2022년 250만개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257만 봉군이 양봉 농가에서 사육됐다. 봉군 수는 꿀벌 개체수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다만 일각에서는 앞으로도 올해와 같은 여름철 이상 기온 현상이 계속된다면 원활한 꿀 공급에 차질을 빚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농식품부 관계자는 "꿀벌 개체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최근 벌집꿀 부족은 여름철 고온 지속에 따른 일시적 생산량 감소와 벌집꿀 수요가 증가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제약품 지원, 사양관리 지도 등으로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
최근 가수 태연은 자신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요아정'의 요거트아이스크림을 요즘 푹 빠진 음식으로 꼽으며 이같이 답했다. 요아정은 요거트아이스크림 디저트로 인기몰이 중인 브랜드다. 아이스크림에 벌집꿀, 초코 시럽, 생과일 등을 토핑으로 올려 먹는 것이 특징이다.
태연은 "요아정에 꽂혔다"며 "블루베리, 초코링 등을 추가해 먹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벌집꿀 토핑은 자꾸 품절 상태라 다음 시즌을 노려야 할 것 같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올해 여름께부터 요거트아이스크림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토핑으로 꼽히는 '벌집꿀'이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 수개월째 벌집꿀 토핑이 '품절' 상태인 매장이 허다하고, 4500~6000원가량의 높은 가격에도 벌집꿀 토핑의 양이 너무 적어 불만을 표하는 소비자도 많다.
최근 요아정에 빠졌다는 20대 직장인 고모 씨는 "요거트 아이스크림에 과일과 꿀은 필수라고 생각해 6000원에 벌집꿀을 추가했다"면서 "과일까지 2만원이 훌쩍 넘는 값을 지불했는데 가격에 비해 꿀이 너무 적었다"며 실망감을 표했다.
연휴 기간 가족들과 연일 요아정 배달 주문하느라 10만원가량 지출했다는 40대 직장인 이모 씨도 "요아정 벌집꿀 추가 옵션이 적은 양 대비 5000원대로 비싸 부담인데다, 그나마도 품절인 매장도 많아 쿠팡에서 벌집꿀 1kg을 3만원에 별도로 구매했다"고 전했다. 20일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에 따르면 서울 시내 요거트아이스크림 매장의 벌집꿀 옵션은 10g당 1000원대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었다. 이조차 품절인 매장도 많았다. 한 매장은 소비자들의 불만을 의식하듯 메뉴 설명에 "소량 입고돼 양이 많이 나가지 않으니 감안하시고 주문 부탁드립니다"라며 소비자의 주의를 요구하는 문구를 덧붙이기도 했다.
농가 "내년 4월까지 없다"
이러한 상황에 업계는 급증한 수요와 폭염이 겹친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공정위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과 요아정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요아정의 점포 수는 지난해 166개에 그쳤으나 현재 400개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 한 해 동안 최소 200개 이상의 매장이 세워진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요거트아이스크림 매장 한 곳이 하루에 소비하는 벌집꿀의 양은 5~7kg가량이다. 전국에서 요거트아이스크림에 올릴 토핑만으로 최소 2톤의 벌집꿀이 하루 동안 쓰이는 셈이다. 매년 4~9월에만 한시적으로 채밀하는 양봉업 특성상, 직전 해 가을부터 연초까지 대략적인 수요를 파악해 생산량을 조절한 뒤 벌집 사육에 돌입한다. 올해 요거트아이스크림의 인기로 벌집꿀의 수요가 폭증했다고 하더라도, 벌집꿀을 추가로 생산할 수 없다는 의미다.
게다가 혹서기의 장기화 등 기온도 생산량 감소에 영향을 끼쳤다. 전남 보성에서 양봉장을 운영하는 승병권 팔용산양봉원 대표는 한경닷컴에 "올해 벌집꿀 생산량이 30%가량 줄었다"며 "올해 생산량은 이미 판매가 완료됐고, 대부분 요거트아이스크림 전문점에 납품하는 물량"이라고 밝혔다.
여름철에는 평상시에도 벌집 내부의 온도가 35도까지 오른다. 여기에 폭염까지 더해지면서 내부온도가 더 오르면, 더위에 버틸 수 없는 꿀벌들이 벌집에서 탈출한다. 꿀벌이 집 밖에 오래 있을수록 벌집꿀 생산 속도가 더뎌진다는 것이 승 대표의 설명이다. 이어 "폭염이 길어지면 밀랍이 흘러내려 벌집꿀 수확이 어렵다"고도 부연했다.
승 대표는 "9월 말이면 전국적으로 벌집꿀 수확이 끝난다"며 "올해 들어 요거트아이스크림 업체들에서 주문 문의가 2~3배 넘게 늘었는데, 당장 물량이 없어 내년 치를 미리 계약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내년에는 '100톤 생산'을 목표로 삼았다는 그는 "꿀벌들이 벌집에 꿀을 채우는 기간이 최장 2개월까지도 걸리기 때문에 4월부터 부지런히 수확한다고 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공급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가축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의 꿀벌 봉군(벌떼의 단위)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2017년 239만개, 2022년 250만개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257만 봉군이 양봉 농가에서 사육됐다. 봉군 수는 꿀벌 개체수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다만 일각에서는 앞으로도 올해와 같은 여름철 이상 기온 현상이 계속된다면 원활한 꿀 공급에 차질을 빚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농식품부 관계자는 "꿀벌 개체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면서 "최근 벌집꿀 부족은 여름철 고온 지속에 따른 일시적 생산량 감소와 벌집꿀 수요가 증가에 따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제약품 지원, 사양관리 지도 등으로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