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외선도 감지하는 '모기'…퇴치 방법 찾았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미국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UCSB) 크레이그 몬텔 교수팀은 23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실험 결과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 암컷이 사람 피부온도(34℃)에서 나오는 적외선을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모기 체내에서 적외선을 감지하는 단백질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집트숲모기는 매년 1억 명 이상에게 뎅기열, 황열, 지카 등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옮기며, 감비아 학질모기(Anopheles gambiae)는 매년 4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는 말라리아 원충을 퍼뜨린다.
수컷 모기는 해가 없지만 암컷 모기는 알을 낳기 위해 동물의 피가 필요하다. 100여년 간 연구에서 모기는 사람을 포함한 동물이 내뿜는 이산화탄소와 체취, 체온 등을 감지해 공격 대상을 찾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집트숲모기 암컷을 케이지에 넣고, 공간을 한쪽은 사람 피부온도(℃)에서 나오는 적외선이 있는 구역으로, 한쪽은 적외선이 없는 구역으로 나눈 다음 모기들이 어느 쪽으로 가 탐색을 하는지 관찰했다. 사람 체취와 이산화탄소 등 다른 조건은 동일했다.
그 결과 34℃ 적외선이 있는 구역으로 몰려가 탐색 활동을 하는 모기 수가 적외선이 없는 구역보다 두 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모기들은 적외선을 최대 70㎝ 거리에서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열의 경우 모기가 피부에 10㎝ 이내로 접근해야 감지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할 때 훨씬 멀리에서 적외선을 감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또 모기의 더듬이 끝에 있는 열 감지 신경세포에 적외선을 감지하는 단백질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더듬이 끝부분을 제거한 모기는 적외선을 감지하지 못했고, 온도에 민감한 단백질(TRPA1)의 유전자를 제거한 모기도 적외선을 감지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체온에서 발생하는 9천300㎚ 파장의 적외선은 700㎚ 이하 파장에 반응하는 가시광선 감지 단백질(로돕신)을 활성화하지 못하지만, 최대 70㎝ 떨어져 있는 TRPA1 단백질은 활성화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발견이 모기 개체 수를 억제하는 방법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모기 잡는 장치에 피부에서 나오는 것과 비슷한 적외선을 방출하는 장치를 추가하면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 이 연구는 헐렁한 옷이 모기에게 물리는 것을 막는 데 특히 좋은 이유를 설명해 준다며 헐렁한 옷은 모기가 피부를 무는 것을 막아줄 뿐 아니라 피부와 옷 사이 공간이 적외선 방출을 줄여 모기가 감지할 수 없게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