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국제고, 日 고시엔 결승 진출…'한국어 교가' 생중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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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학교 교토국제고, 준결승서 아오모리야마다고에 승리
'동해 바다∼'로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 일본 전역에 방송
NHK '동해'를 '동쪽의 바다'로 번역…서경덕 교수 항의 메일
'동해 바다∼'로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 일본 전역에 방송
NHK '동해'를 '동쪽의 바다'로 번역…서경덕 교수 항의 메일
재일 한국계 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 대회(여름 고시엔)에서 결승전에 진출했다. 교토국제고가 결승전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21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여름 고시엔 준결승에서 아오모리현 대표 아오모리야마다 고교를 3-2로 꺾었다. 앞서 교토국제고는 이번 대회 본선 1차전에서 7-3, 2차전에서 4-0, 3차전에서 4-0, 8강전에서는 4-0으로 각각 승리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교토국제고는 성적뿐 아니라 교가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 학교의 교가는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한국어로 시작된다. 일본 고교야구 꿈의 무대로 꼽히는 여름 고시엔에서는 경기 초 시합하는 두 학교의 교가가 나오고 이후 경기가 종료되면 승리팀의 교가가 한 번 더 울려 퍼진다.
매 경기 교가가 나오는 장면은 NHK를 통해 일본 전역에 생중계되고 있다. 다만 교토국제고의 교가가 울려 퍼지는 장면에서 NHK는 일본어 자막에 고유명사 '동해'를 '동쪽의 바다'로 바꿔 방송했다. '한국의 학원'이란 가사도 '한일의 학원'으로 원래 뜻과는 다르게 송출됐다.
지난 2021년 교토국제고가 고시엔에 처음 출전했을 때도 NHK는 교가 가사 중 '동해'를 일본어 '동쪽의 바다'로 번역한 바 있다. NHK는 "일본어 번역은 학교가 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학교 측은 교가 음원만 제출하고 일본어 번역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번역 논란에 대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NHK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 서 교수는 "고유명사인 '동해'를 '동쪽의 바다'로 표기한 건 NHK의 명백한 잘못"이라며 "모쪼록 일본 극우 세력들로부터 이 학교와 선수들, 학생들이 안전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교토국제고는 재일교포들이 민족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1947년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가 전신이다. 1958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았고 2003년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를 받아 현재의 교토국제고로 이름을 바꿨다.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재적학생의 65%가 일본인이고 한국계는 30%가량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21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여름 고시엔 준결승에서 아오모리현 대표 아오모리야마다 고교를 3-2로 꺾었다. 앞서 교토국제고는 이번 대회 본선 1차전에서 7-3, 2차전에서 4-0, 3차전에서 4-0, 8강전에서는 4-0으로 각각 승리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교토국제고는 성적뿐 아니라 교가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 학교의 교가는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한국어로 시작된다. 일본 고교야구 꿈의 무대로 꼽히는 여름 고시엔에서는 경기 초 시합하는 두 학교의 교가가 나오고 이후 경기가 종료되면 승리팀의 교가가 한 번 더 울려 퍼진다.
매 경기 교가가 나오는 장면은 NHK를 통해 일본 전역에 생중계되고 있다. 다만 교토국제고의 교가가 울려 퍼지는 장면에서 NHK는 일본어 자막에 고유명사 '동해'를 '동쪽의 바다'로 바꿔 방송했다. '한국의 학원'이란 가사도 '한일의 학원'으로 원래 뜻과는 다르게 송출됐다.
지난 2021년 교토국제고가 고시엔에 처음 출전했을 때도 NHK는 교가 가사 중 '동해'를 일본어 '동쪽의 바다'로 번역한 바 있다. NHK는 "일본어 번역은 학교가 제출한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학교 측은 교가 음원만 제출하고 일본어 번역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번역 논란에 대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NHK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 서 교수는 "고유명사인 '동해'를 '동쪽의 바다'로 표기한 건 NHK의 명백한 잘못"이라며 "모쪼록 일본 극우 세력들로부터 이 학교와 선수들, 학생들이 안전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교토국제고는 재일교포들이 민족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1947년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가 전신이다. 1958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았고 2003년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를 받아 현재의 교토국제고로 이름을 바꿨다.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재적학생의 65%가 일본인이고 한국계는 30%가량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