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2 전차' 핵심기술 통째로 유출…연구원 재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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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생화학 공격 대비용 국방기술
거액 연봉 보장받고 경쟁사로 넘겨
중동 국가로 수출한 정황까지
거액 연봉 보장받고 경쟁사로 넘겨
중동 국가로 수출한 정황까지
‘K 방산’ 효자 수출상품인 육군 K-2 전차 ‘흑표’에 사용하는 핵심기술을 외부로 빼돌린 연구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거액의 연봉을 보장받고 군사 기술을 외장하드 등을 통해 경쟁사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방위사업청 등 관련 기관이 경찰 수사 전까지 기술 유출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지며 방산 보안에 구멍이 났다는 지적이다.
경찰에 따르면 화생방 양압장치는 내부 공기를 정화해 밖으로 내보내거나 외부 공기를 전차 안으로 못 들어오게 막는 방산·전략 기술이다. 적으로부터 생화학무기 공격을 받을 경우 전차 내 승무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개발됐다. 전차 내부를 외부보다 높은 압력으로 유지해 화학·생물학 물질과 방사능의 유입을 막는다.
김씨가 A사로 이직하던 당시는 북한의 핵무기 및 생화학무기 위협이 고조되면서 종합 보호장치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게 된 시점이다. 북한은 2017년 9월 6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같은 해 12월 일본 아사히신문은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핵폭탄 대신 탄저균을 탑재하려 시도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 2017년 11월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몸에서 탄저균 항체가 발견되면서 북한의 탄저균 무기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전쟁 발생 시 생화학무기의 피해 심각성을 깨닫고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 약 1000대의 K-1 전차에 화생방 양압장치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K-2와 달리 K-1 전차에는 화생방 양압장치를 달지 않는 채 실전 배치됐다.
경찰은 A사가 중동의 한 국가에 수출을 시도했고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기술을 해외로 빼돌린 정황도 포착했다. 경찰 수사 전까지 국방과학연구소, 방사청 등 관련 기관이 기술 유출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나 정부가 핵심 기술을 소홀히 관리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K-2 전차는 ‘K방산 효자상품’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정부는 2022년 7월 폴란드에 약 20조 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당시 폴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벌어지자 잠재적인 위협을 막기 위해 K-2 전차 도입을 결정했다. 현대로템은 2022년 폴란드 군비청과 K2 전차 1000대를 수출하는 기본계약을 맺었고, 이 중 180대에 대해 첫 실행 계약을 맺었다. 1차 계약 규모만 4조 5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남은 820대의 잔여 계약도 체결 중이다.
폴란드 육군은 K-2 흑표전차를 소개하는 영상에서 “K-2의 성능은 매우 훌륭하다”며 “유기압식 서스펜션은 승무원에게 더 편안함을 줄 뿐만 아니라 장애물 뒤에서 발포하거나 포신 각을 높이는 등 공격 시 방어 능력이 더 뛰어나다”고 소개했다.
K-2는 육군의 3.5세대 전차다. K-1 전차의 후속 모델로 개발돼 2014년부터 실전 배치됐다. 방위사업청이 해마다 K-2 전차의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 전차 무게는 55, 규모는 전장 7.5m·전폭 3.6m·전고 2.4m다. 주포는 120mm 활강포이고 보조 장치로 K-6 대공 기관총, M60E2-1 공축기관총 등이 탑재돼 있다.
조철오/김다빈 기자 cheol@hankyung.com
◆北 생화학 테러 대비용 국방 기술
경기남부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K-2 전차 내 주요 부품인 화생방 양압장치의 생산업체 S사 전직 연구원 김모 씨 등 3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7일 밝혔다. 김씨 등은 2017년 9월 S사의 경쟁사인 A사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화생방 양압장치의 설계 도면, 개발보고서, 국방 관련 자료 등을 외장하드를 통해 외부로 유출한 혐의(방위사업법 위반)를 받고 있다. K-2 전차는 국방과학연구소와 현대로템이 공동 개발했다. S사는 현대로템의 1차 밴더 회사다. 수원지방검찰청 평택지청은 최근 법원에 김씨 등을 기소했다.경찰에 따르면 화생방 양압장치는 내부 공기를 정화해 밖으로 내보내거나 외부 공기를 전차 안으로 못 들어오게 막는 방산·전략 기술이다. 적으로부터 생화학무기 공격을 받을 경우 전차 내 승무원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개발됐다. 전차 내부를 외부보다 높은 압력으로 유지해 화학·생물학 물질과 방사능의 유입을 막는다.
김씨가 A사로 이직하던 당시는 북한의 핵무기 및 생화학무기 위협이 고조되면서 종합 보호장치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게 된 시점이다. 북한은 2017년 9월 6차 핵실험을 단행했다. 같은 해 12월 일본 아사히신문은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에 핵폭탄 대신 탄저균을 탑재하려 시도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또 2017년 11월 귀순한 북한군 병사의 몸에서 탄저균 항체가 발견되면서 북한의 탄저균 무기화 가능성이 제기됐다.
국방부와 방위사업청은 전쟁 발생 시 생화학무기의 피해 심각성을 깨닫고 관련 예산을 편성했다. 약 1000대의 K-1 전차에 화생방 양압장치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K-2와 달리 K-1 전차에는 화생방 양압장치를 달지 않는 채 실전 배치됐다.
◆중동 등 해외로 기술 판매한 정황까지
A사는 정부의 성능개량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S사에 근무하던 김씨 등에게 거액의 연봉을 제시하고 스카웃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생방 양압장치는 1대 당 약 5000만원으로 K-1 전차에 모두 설치 시 약 500억 원이 투입된다. 피해사인 S사는 약 600억 원 규모의 직접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경찰은 A사가 중동의 한 국가에 수출을 시도했고 계약을 성사시키는 등 기술을 해외로 빼돌린 정황도 포착했다. 경찰 수사 전까지 국방과학연구소, 방사청 등 관련 기관이 기술 유출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나 정부가 핵심 기술을 소홀히 관리한다는 지적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K-2 전차는 ‘K방산 효자상품’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정부는 2022년 7월 폴란드에 약 20조 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 당시 폴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벌어지자 잠재적인 위협을 막기 위해 K-2 전차 도입을 결정했다. 현대로템은 2022년 폴란드 군비청과 K2 전차 1000대를 수출하는 기본계약을 맺었고, 이 중 180대에 대해 첫 실행 계약을 맺었다. 1차 계약 규모만 4조 5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남은 820대의 잔여 계약도 체결 중이다.
폴란드 육군은 K-2 흑표전차를 소개하는 영상에서 “K-2의 성능은 매우 훌륭하다”며 “유기압식 서스펜션은 승무원에게 더 편안함을 줄 뿐만 아니라 장애물 뒤에서 발포하거나 포신 각을 높이는 등 공격 시 방어 능력이 더 뛰어나다”고 소개했다.
K-2는 육군의 3.5세대 전차다. K-1 전차의 후속 모델로 개발돼 2014년부터 실전 배치됐다. 방위사업청이 해마다 K-2 전차의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 전차 무게는 55, 규모는 전장 7.5m·전폭 3.6m·전고 2.4m다. 주포는 120mm 활강포이고 보조 장치로 K-6 대공 기관총, M60E2-1 공축기관총 등이 탑재돼 있다.
조철오/김다빈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