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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을 이룬 사람들] 동서양 넘나드는 인류애를 보여주다 노벨 문학상 작가 펄 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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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을 이룬 사람들] 동서양 넘나드는 인류애를 보여주다 노벨 문학상 작가 펄 벅
    “왕룽은 속으로 다짐했다. 땅이 있는 한 반드시 돌아가리라. 봄비를 흠뻑 머금고 씨앗이 뿌려지기만 기다리고 있을 땅 생각에 가슴이 벅찬 갈망으로 가득 찼다.” 가난한 농부에서 넓은 토지를 소유한 지주로 성장하는 중국인 농부 왕룽과 그의 가족 이야기를 그린 장편소설 <대지(The Good Earth)>의 한 구절입니다. 펄 벅의 작품이지요. 그녀는 문학을 통해 동양과 서양을 서로 이해시키고, 혼혈아와 장애아 및 여성의 인권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 인권 운동가였어요. 한평생 문학을 통해 이해와 배려·사랑을 전하려고 했어요. 노벨 문학상을 받은 최초의 미국 여성 작가이기도 합니다.
    [꿈을 이룬 사람들] 동서양 넘나드는 인류애를 보여주다 노벨 문학상 작가 펄 벅

    반평생 중국에 머문 파란 눈의 여인

    펄 벅은 1892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힐즈버러에서 태어났어요. 본명은 펄 컴포트 사이든스트리커. 부모님이 10여 년간 중국에서 활동한 기독교 선교사였는데, 휴가차 미국에 돌아왔을 때 벅을 낳았어요.

    그녀는 태어난 지 고작 5개월 만에 부모님과 함께 중국으로 갔어요. 벅은 어려서 이웃 중국 아이들과 어울려 놀았어요. 집에서는 세계적 영국 소설가 찰스 디킨스의 소설을 읽었고, 집 밖에서는 중국어와 중국 역사 및 유교 등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웠죠. 서양과 동양, 전혀 다른 두세계를 접하며 자란 거예요. 벅은 미국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다닌 때를 제외하면 마흔이 넘은 1934년까지 중국 남부 지방에서 쭉 살았어요. ‘싸이전주(賽珍珠: 새진주)’라는 중국 이름이 있을 만큼 중국을 사랑했습니다.

    여러 차례 거절당한 첫 소설

    그녀는 1914년 대학을 졸업하고 부모님이 계신 중국으로 돌아왔어요. 3년 뒤에는 선교사이자 농업 경제학자인 존 러싱 벅과 결혼했고요. 중국의 대학에서 영어를 가르치거나 미국 잡지에 글을 기고하며 지냈죠. 그런데 벅의 딸은 발달장애(지적장애)를 앓고 있어서 중국이 아니라 미국에 있는 학교로 보내야 했어요. 돈이 많이 필요했지요.

    벅은 처음에 돈을 벌기 위해 소설을 쓰기 시작했어요. 첫 소설 <동풍 서풍(East Wind, West Wind)>은 중국 남자와 미국 여자의 국제 결혼을 다룬 작품인데, 여러 출판사에 보냈지만 모두 거절당하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리처드 월시라는 출판업자가 1930년 이 이야기를 책으로 출간했어요.

    세계적 히트작 된 <대지>

    이듬해 벅은 가난에서 탈출하기 위해 오로지 땅과 농사에 몰두하는 빈농, 왕룽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 <대지>를 집필했어요. 중국 청나라 왕조가 몰락하고 여러 전쟁의 소용돌이를 겪어야 했던 중국인의 애환과 의지를 생생하게 그려 낸 작품이에요. 이 소설은 미국과 유럽 등에서 곧 인기를 얻으며 잘 팔렸습니다. 결국 벅은 퓰리처상(소설 부문)과 노벨 문학상을 모두 받았습니다. 노벨위원회는 “인종이라는 장벽을 넘어 인류가 서로 공감을 나누는 데 선구적 역할을 한 작품으로, 위대하고 생동감 있는 언어 예술을 창조했다”고 평가했죠.

    소수자와 약자를 사랑한 인권 운동가

    벅은 많은 소설과 전기를 쓴 것 외에도 소외당하는 사람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어요. 1949년 버려지는 아시아계 혼혈 아이들을 위한 입양 기관 ‘웰컴 하우스’를 설립한 것이 대표적이에요. 1964년에는 교육과 직업 훈련 기회를 제공하는 어린이 후원 기관 펄벅재단(현 펄벅 인터내셔널)을 설립했어요. 한국과도 인연이 깊습니다. 1967년 유일한 유한양행 회장으로부터 공장 부지를 기증받아 경기 부천시 심곡동에 ‘소사 희망원’을 설립했거든요. 전쟁 고아와 혼혈 아동을 지원하는 곳이었는데, 지금은 그곳에 펄벅 기념관이 들어서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독립운동에 나선 한국인들을 그린 <살아 있는 갈대> 등 한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도 세 편이나 썼답니다.

    by 문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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