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스라엘' 비판받던 집행위원장도 "유혈사태 당장 멈춰야"

스벤 쿠프만스 EU 중동 평화 프로세스 특별대표는 20일(현지시간) 공개된 AFP 통신 인터뷰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강하게 반대하는 것과 관련 "나머지 전 세계와 매우 다른 관점"이라고 비판했다.
쿠프만스 특별대표는 '두 국가 해법'이 여전히 달성 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우리가 필연적이라고 생각하는 결과를 한쪽(이스라엘)이 거부한다고 해서 노력이 중단돼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요르단강 서안에서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가하는 일부 폭력 행위를 "진정한 테러 그 자체"라고 규정하기도 했다.
EU는 전날에는 외교수장 격인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고위대표 명의로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의회(크레세트)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반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을 개탄한다"고 말했다.
18일 채택된 결의안에서 이스라엘은 "이스라엘 땅 중심부에 팔레스타인 국가를 세우는 것은 이스라엘 국가와 그 시민들에게 실존적인 위험을 초래하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을 영속화하며 역내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EU는 작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분쟁이 처음 촉발됐을 당시만 해도 목소리를 내는 데 소극적이었다.
27개 회원국마다 이스라엘이나 팔레스타인과 이해관계가 달라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가자지구 인도적 위기가 재앙 수준으로 고조되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지난 3월 EU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분쟁 발발 약 5개월 만에 처음으로 '휴전'이 명시됐다.
또 EU는 최근까지 최소 두 차례 극단주의 성향 이스라엘 정착민에 대한 독자 제재도 단행했다.
EU 행정부 수장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지난 18일 유럽의회 인준 투표를 앞두고 한 연설에서 "가자지구에서의 유혈사태는 지금 당장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친팔레스타인 성향 의원들의 찬성표를 노린 전략적 발언인 측면이 있지만, 그간 '일방적인' 이스라엘 지지 행보로 물의를 빚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조가 한결 달라졌다는 평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