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장기화·트럼프 복귀 우려 반영…러·중 압박기조 강화될 듯 기후목표 유지하되 속도조절 가능성…주택난 해결·이민정책 강화 시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8일(현지시간) 재선에 성공하면서 향후 5년간 EU 정책 방향도 윤곽을 드러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31쪽 분량의 공약집에서 산업 경쟁력 강화를 가장 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되면 이산화탄소(CO₂) 배출 억제 노력을 지원하면서도 산업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입법 패키지인 '청정산업딜'(Clean Industrial Deal)을 제시할 계획이다.
첫 임기 5년간 주력한 친환경 정책의 목표는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204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90%로 감축하는 것을 법제화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이날 인준투표에서 사실상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정치그룹(교섭단체) 녹색당동맹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한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정 부분 속도 조절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그는 이날 '녹색', '환경' 보다는 '산업', '경쟁력'과 같은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하는가 하면 행정절차 간소화, 투자 확대 등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부 외신은 공약이 '모순적'이라고 짚기도 했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건 전례 없이 안보·국방 중요성을 강조한 점이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여전히 유럽 집단방위의 근간이라면서도 "이제는 진정한 유럽 방위동맹(European Defence Union)을 구축할 때"라고 말했다.
국방 담당 집행위원(국무위원에 해당)직을 신설하고, 투자 수요와 새 접근 방식을 망라한 '국방 미래 백서'를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자체 군사력이 없고 공동 국방예산이 없는 경제 공동체 EU에서 이를 '공약'으로 내세운다는 건 그간 금기에 가까웠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안보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분위기는 달라졌다.
나토 유럽 회원국들의 저조한 방위비 지출을 비판해온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복귀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우려도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러시아, 중국에 대한 강경 기조는 계속 유지될 전망이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인도·태평양은 전 세계 미래에 있어 결정적(decisive) 지역이 됐다"며 "우리는 공통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일본, 한국, 뉴질랜드, 호주와 협력할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여기에는 특히 대만과 관련해 중국이 군사적 수단을 사용해 일방적 현상 변경을 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결합된 외교력을 전개하는 공동의 노력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유럽 전역의 주택난 해결을 위한 '주택 담당 집행위원' 신설, EU 외부 국경 통제를 위한 국경수비대 배치 확대 등 이민정책 강화도 시사했다.
비슷한 듯 미묘하게 다른 '폰데어라이엔 2기' 출범이 유럽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업계의 한 소식통은 "주로는 유럽 내 산업 보호를 위한 정책이겠으나 기본적으로 EU 역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 있다"며 "우리(한국)처럼 같은 생각을 가진(like-minded) 파트너국들로서 기회의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소식통은 "트럼프 전 대통령 복귀 시 미-EU 간 보호무역 조처 강화로 (한국 등은) 수출국 시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소식통은 "한국 수출 기업은 고부가 가치 제품에 집중해 판로를 개척하는 한편 정부 차원에서는 미국, EU와 협상을 통해 관세 장벽을 낮추려는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적대적 어투로 복장을 지적한 기자가 친(親) 트럼프 성향의 마저리 테일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의 남자치구인 것으로 전해졌다.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정상회담 당시 젤레스키 대통령에게 조롱하는 말투로 “왜 정장을 입지 않았나, 백악관을 찾으면서 정장 입기를 거부했다. 정장이 있기는 한가”라고 물은 기자는 보수성향 방송 ‘리얼아메리카보이스’의 브라이언 글렌(56)이다.리얼아메라카보이스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우호적인 보도를 해온 대안 채널이다. 주류 언론을 길들이기 위한 백악관 취재 시스템 변경 과정에서 새롭게 출입 허가를 받은 매체이기도 하다. 이 매체의 대표 인물로 꼽히는 글렌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좋아하는 기자로 부상하고 있기도 하다.글렌 기자는 정장을 입지 않고 우크라이나의 상징인 삼지창이 왼쪽 가슴에 새겨진 검정 긴팔 셔츠에 검정색 바지를 입고 정상회담에 나선 젤렌스키 대통령을 두고 "우리나라와 대통령뿐 아니라 미국 시민에 대한 내면의 무례함을 보여준다"고도 주장했다.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인 그린 의원도 남자친구의 질문에 박수를 보냈다. 그린 의원은 엑스(X·옛 트위터)에 "젤렌스키가 우리 대통령에게 돈을 구걸하러 올 때조차 정장을 입지 않을 정도로 무례했다고 지적한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적었다.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지난달 사망한 대만 인기배우이자 클론 구준엽(55)의 아내인 쉬시위안(서희원)의 모친이 딸과 이혼한 왕샤오페이(왕소비)에게 양육권과 재산을 넘길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는 보도가 전해졌다.뉴스1 등에 따르면 쉬시위안의 모친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고 중화권 매체 넥스트애플이 전했다.기자가 쉬시위안이 사망한 뒤 불거진 양육권·양육비·상속권 등과 관련한 구설에 대해 묻자, 쉬시위안의 모친이 “재산이든 양육권이든 (전 사위가) 마음대로 가져가도 된다”며 “딸을 다시 보고 싶을 뿐”이라고 답한 것이다.다만 쉬시위안의 어머니는 해당 질문에 앞서서 “근거 없는 소문에 대한 건 묻지 마라, 나는 늙었고 힘들다, 슬프다”고 말하기도 했다.쉬시위안은 2001년 방송된 일본 만화 원작인 '꽃보다 남자'의 대만판 드라마인 '유성화원'의 여주인공 산차이 역을 맡았던 대만 톱스타다.구준엽과의 낭만적인 열애사로 한국에서도 유명하다. 구준엽과 쉬시위안은 1998년 대만에서 만나 열애했지만, 장거리 연애의 어려움과 소속사의 반대 등의 이유로 1년 만에 결별했다.이후 쉬시위안은 2021년 왕샤오페이와 이혼했고, 이에 구준엽은 20여년만에 옛 연인에게 연락해 2022년 두 사람은 결혼했다. 하지만 쉬시위안은 일본 가족 여행 중 폐렴을 동반한 독감으로 지난달 2일 사망했다. 구준엽과 유가족은 일본에서 화장 절차를 마친 후 5일 유해를 대만으로 옮겼다.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지난달 28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이 파행으로 치달으며 양국 광물 협정 체결도 무산돼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난관에 봉착했다. 미국 도움이 절실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SNS를 통해 미국에 감사를 표하며 뒷수습에 나섰지만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뒷수습 나선 젤렌스키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종전 구상을 받아들이지 않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거칠게 면박을 줬고, 젤렌스키 대통령도 굴하지 않고 안전보장을 요구해 회담은 ‘노딜’로 끝났다. 광물 협정, 식사, 공동 기자회견 없이 젤렌스키 대통령은 예정보다 일찍 백악관을 떠났다.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50여 분간 이뤄진 정상회담 중 마지막 10여 분 사이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안전보장을 두고 충돌하면서 설전을 벌였다.젤렌스키 대통령이 평화 협정 체결 시 러시아의 재침공을 막기 위한 안전보장 조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협정을 체결하지 않으면 협상에서 빠지겠다고 위협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신뢰할 수 없다”며 계속 맞서자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동석한 JD 밴스 부통령까지 나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고마움을 모르고 무례하다며 강하게 비난했다.젤렌스키 대통령은 다음날인 1일 오후 X(옛 트위터)에 “우리(우크라이나)는 (미국의 도움에)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미국과의 강력한 관계를 원한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국민에게 감사하다며 “우리 국민과 미국 국민 간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