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사건을 수사한 경찰, 소송을 대리한 변호사들, 당사자인 피해자들은 건물 임대인과 세입자 간 정보 격차가 피해를 키운 핵심 이유라고 입을 모은다.
대전 지역 피해가 집중된 다가구주택은 더더욱 임대차 계약 전부터 세입자들이 제대로 된 권리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운 허점이 있다.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계약에 앞서 세입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하고, 사후 대책은 세입자들의 피해 복구에 집중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위해 전세사기를 벌인 임대인의 재산 처리가 쉬워져야 하고, 피해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한 입법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전세권 등기 의무화…다가구 임대 전세 상한·자기자본 제도화 필요 다가구주택은 건물 전체 소유주가 1명이기 때문에 등기부등본을 봐도 개별 방(호) 전세 계약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전세사기 피해자들과 전문가들은 정보 격차를 줄이기 위해 전세권 등기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세권 등기는 누구든 등기부를 통해 해당 주택의 과거 전세 이력과 내용 등을 확인하기 간편하고, 신청일 즉시 임차인에게 대항력이 생긴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더라도 별도의 반환 청구 소송을 거쳐야 하는 확정일자와 달리 바로 임의경매가 가능한 점도 세입자에게 유리하다.
전세권 등기 의무화가 어렵다면 차선책으로 건물 전입세대 수와 보증금 총액을 정확하게 등기부에 기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일각에서는 깡통전세를 양산하는 무자본 갭 투자를 제한하기 위해 임대업을 하려는 집주인의 자기자본 투입을 제도화하고 전세보증금 상한을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집주인이 일정 금액 이상 자기자본을 확보하고 있으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피해 복구가 한층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전세권 등기가 집주인에겐 불리한 점이 있지만, 전세사기를 막는 데 확정일자, 전입신고보다 더 확실한 방법이기 때문에 의무화가 필요하다"며 "전세 보증금 규모를 건물 매매가의 70% 이하로 규제하고, 집주인도 자기자본을 투입하면 무자본 갭 투자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피해 예방과 사후 대책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세입자 피해 복구에 집중…전세사기도 부패재산에 포함해야 피해를 사전에 막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일단 발생한 후에는 세입자들의 '피해 복구'를 가장 시급한 해결 과제로 접근해야 한다.
정부의 사후 대책 초점도 여기에 맞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세사기 피해 해결의 가장 어려운 점이 '사기' 혐의를 입증하느라 수사·재판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인데, 피해자들의 고통만 가중되고 있다.
피해복구 관점에서 본다면 가해자(임대인)의 재산을 처리하는 데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관련 수사 경험이 많은 경찰관들은 전세사기 피해액도 부패재산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부패재산몰수법)은 횡령, 배임, 특정 사기 범죄(범죄단체 조직 사기·유사 수신 투자·다단계·전기통신금융사기)에만 수사기관의 기소 전 몰수·추징을 허락하고 있다.
현행 법체계에서는 전세사기가 범죄단체·조직적 범행인 것을 입증하지 못하면 부패재산몰수법을 적용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대전은 인구 대비 가장 많은 전세사기 피해자가 발생한 곳이지만, 대전경찰이 임대인의 재산을 기소 전 몰수 추징한 사례는 1건도 없다.
경찰 관계자는 "대전 피해 사례 대부분이 임대인·중개인이 조직적으로 벌인 사기라고 보기엔 어려운 유형들이 많다"며 "가해자의 재산을 묶어두지 못하니 피해자들이 재판에 승소해도 받을 수 있는 돈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앞서 21대 국회에서는 여야 모두 전세사기를 부패재산몰수법에 포함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임기 만료로 모두 폐기됐다.
국내에 채무불이행죄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세사기 유형은 대부분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채무불이행 형태다.
민사 영역의 문제에 형사사건 사기죄를 적용하려고 다툼을 벌이느라 피해 복구가 늦어지는 만큼, 채무불이행죄 도입이 해결책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채무불이행죄가 사기죄보다 형량이 낮고, 입법 후 고소·고발이 남발되는 등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실종신고 된 60대 남성이 자신의 차량에 깔려 숨진 채 발견됐다.18일 경기 여주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7분께 실종된 60대 남성 A씨의 아내로부터 "전날 밤 나간 남편이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내용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해 수사에 나섰고, 오전 9시 45분께 여주시 점동면의 한 농로 옆 수로에서 전도된 A씨의 화물차를 발견했다.이어 차량에 깔린 A씨도 함께 발견했지만, 당시 A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경찰은 전했다.경찰은 A씨가 몰던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져 안전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왼쪽 미끄러진 차량을 꺼내기 위해 반대편으로 미는 과정에서 차량이 완전히 전도돼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아직 정확한 사고 발생 시각이나 원인이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와 차량 블랙박스 등을 통해 구체적인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한편, A씨는 전날 오후 9시께 일하기 위해 집을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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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전 여자친구와 연락하기 위해 1원씩 200차례에 걸쳐 돈을 송금한 20대 남성에게 실형을 구형했다.18일 제주지법 형사1단독 김광섭 부장판사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20대 A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진행했다.검찰은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올해 1월 사귀던 연인 B씨로부터 이별 통보와 함께 연락하지 말아 달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받았음에도 41회에 걸쳐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을 통해 연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으로 A씨는 1월 28일 법원으로부터 연락금지 등 잠정조치 처분을 받은 바 있다.하지만 A씨의 집착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A씨는 연락금지 잠정조치에도 불구하고 다음 날인 1월 29일부터 B씨 계좌에 1원씩 송금하고 입금자명에 메시지를 담는 방법으로 연락을 시도했다. A씨는 이 같은 방식으로 200여회에 걸쳐 잠정조치를 위반하고 B씨에게 접근했다.A씨 측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A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A씨)이 갑작스레 이별 통보를 받자 배신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며 "마음을 돌려보거나 자신의 물건을 받기 위해 연락을 시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A씨는 최후 진술에서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필요한 연락이라고 생각했으나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줬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며 "평생 수갑을 차 본 적도 없었다. 수감 생활하면서 많이 반성하고 있다. 선처해 주시면 합의금을 마련해 피해 회복에 나서겠다"고 호소했다.한편, A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이달 중 열린다.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