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재다능' 스티븐 허프 "예술만큼 가슴 뛰게 하는 일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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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피아니스트 스티븐 허프
오는 13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16년 만에 단독 리사이틀 열어
샤미나드, 리스트, 쇼팽 작품 조명
"모든 예술 활동의 근원은 시적인 충동"
"매일매일 가장 창의적인 사람 되고 싶어"
오는 13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16년 만에 단독 리사이틀 열어
샤미나드, 리스트, 쇼팽 작품 조명
"모든 예술 활동의 근원은 시적인 충동"
"매일매일 가장 창의적인 사람 되고 싶어"

허프가 오는 13일 서울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피아노 리사이틀을 연다. 그가 국내 단독 리사이틀을 갖는 건 2008년 이후 16년 만이다. 허프는 이번 공연에서 샤미나드의 피아노를 위한 콘서트 에튀드 ‘가을’, ‘이전에’, 변주곡 A장조, ‘숲의 요정’과 리스트 피아노 소나타 b단조, 쇼팽 피아노 소나타 3번 등을 들려준다.

쇼팽과 리스트를 두고선 “‘내향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이라고 축약해서 표현할 만큼 두 작곡가의 음악적 특성은 완전히 다르지만, 그렇기에 더욱 이들의 작품을 한 무대에 올리고 싶었다”고 했다. “리스트가 정교하게 만들어낸 단악장 서사시는 마치 인류의 극적인 이야기를 전부 품고 있는 것처럼 장대합니다. 반면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3번은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작품입니다. 오케스트라의 거대한 힘보단 한 명의 벨칸토 가수가 내뿜는 서정적인 감정의 분출을 보여주는 것처럼 말이죠. 아주 흥미로운 차이를 느끼게 되실 거예요.”

그 모든 일을 동시에 해내는 게 종종 힘들지는 않냐고 묻자, 그는 기다렸다는 듯 “매일매일 어려움의 연속이다!”라고 답했다. “전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연주도 하고 싶고, 글도 쓰고 싶고, 작곡도 하고 싶고, 그림도 그리고 싶죠. 그런데 이 모든 걸 할 시간은 너무 부족합니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라요. 단순히 하루 중 몇 분간 고민하는 가벼운 문제가 아니라, 머릿속 전체를 에워싸는 무거운 문제거든요. 지금까진 불편한 상황 속에서도 정신을 제대로 붙잡고 여러 활동에 힘써왔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럴 수 있다고는 장담할 수 없어요. 하하.”

끝으로 그는 “과거나 미래에 얽매이기보단 현재에 온전히 집중하고, 그때그때 가장 창의적일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제가 연주하는 작품 하나하나, 제가 올라서는 무대 하나하나가 매번 새로운 경험이자 도전처럼 느껴집니다.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이 마음만큼은 사라지지 않더군요. 그래서 전 앞으로도 더 높은 수준의 소통과 경험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 예술만큼 제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은 없을 테니까요.”
김수현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