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호크니 그림이 창고에…검경, 압수품 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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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쳐나는 범죄 압수물품
"보관 어쩌나" 전전긍긍
작년 12.3만건…4년새 22%↑
라덕연의 고가 미술품만 22점
남부지검, 사설창고에 보관 중
비용 月 100만원 수사비서 지출
"보관 어쩌나" 전전긍긍
작년 12.3만건…4년새 22%↑
라덕연의 고가 미술품만 22점
남부지검, 사설창고에 보관 중
비용 月 100만원 수사비서 지출
○자동차·미술품까지…압수물 보관 ‘난감’
압수물은 범죄 수사 과정에서 검찰이 증거로 확보한 물품이다. 범죄로 얻은 수익을 몰수하는 과정에서도 발생한다. 확보한 압수물은 사건 처리 이후 소유자에게 즉시 돌려주는 게 원칙이지만 범죄 수익으로 취득한 건 몰수 대상이다. 금전적 가치가 있는 유가 압수물은 법원의 몰수 판결 이후 검찰이 공매를 통해 국고에 환입한다.
사기 등 경제 범죄가 늘면서 압수물 중 고급 승용차, 시계와 같은 사치품이 증가하는 추세다. 살아있는 말 등 동물은 물론 문화재, 미술품 등 보관 방법이 까다로운 압수물도 크게 늘어 수사당국이 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검찰이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의 ‘몸통’으로 지목한 라덕연 호안 대표로부터 압수한 그림이 대표적이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라 대표로부터 압수한 고가 미술품은 22점으로 사설 창고에 월 100만원가량을 지출하며 보관 중이다. 데이비드 호크니, 알렉스 카츠 등 유명 해외 작가 작품을 비롯해 ‘물방울’로 알려진 김창열 작가의 그림도 있다.
일선 경찰서들은 체납자로부터 압수한 차량을 보관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 차량은 처분 전까지 보관해야 해 서울 내 경찰서 주차장마다 압수 차 한두 대씩은 장기 주차돼 있다”고 설명했다.
○길어지는 형사재판...보관비 '줄줄'
형사재판이 끝나기까지 최소 1~2년이 걸리다 보니 수사기관이 보관하는 압수물은 점점 쌓여가고 있다. 법원의 몰수 판결 이후에도 공매에서 물건을 사겠다는 사람이 나오지 않으면 보관 기간은 연장된다. 서울중앙지검은 삼성그룹이 정유라 씨에게 뇌물로 제공한 말 ‘라우싱’을 네 차례 공매 끝에 지난해 가까스로 처분할 수 있었다. 구매 당시 7억원이던 말 몸값이 7300만원(낙찰가)으로 떨어지는 동안 검찰은 말 위탁 보관료를 지출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전문가들은 수사기관의 압수물이 매년 수만 개씩 나오는 만큼 압수물 보관·관리를 위한 재원 확보 등 체계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박동수 경일대 경찰학과 교수는 “압수물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외부 위탁에 들어가는 비용도 늘고 있다”며 “공매 수익금으로 전용 보관·관리 창고를 마련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다빈 기자 davinc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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