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과 1' 디지털에 갇힌 청춘들…훌쩍 떠나고픈 마음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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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신한 29초영화제
신한금융그룹·한경 공동 주최…'역대 최다' 1396편 출품
'영화같은 여행' 주제 12편 수상
일반부 대상 박선영 감독
가상 여행에 빠진 미래 청년들
진짜 여행 잃어가는 모습 담아
청소년부 대상 김민준 감독
"여행하던 중 작품 영감 떠올라"
신한금융그룹·한경 공동 주최…'역대 최다' 1396편 출품
'영화같은 여행' 주제 12편 수상
일반부 대상 박선영 감독
가상 여행에 빠진 미래 청년들
진짜 여행 잃어가는 모습 담아
청소년부 대상 김민준 감독
"여행하던 중 작품 영감 떠올라"

2060년 대한민국 서울. 삶은 0과 1 두 개의 숫자에 지배받는다.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같은 디지털 기술로 보고, 듣고, 느끼는 세상이 도래하면서다. 일상을 벗어나 낯선 곳을 여행하며 얻는 긴장과 설렘까지도 이젠 현실이 아니다. 짐을 싸는 대신 ‘국내 여행_피크닉 패키지 ver 2.1’을 컴퓨터에 내려받고, 뙤약볕에 나가기 전 선글라스를 쓰는 대신 어두컴컴한 방에서 VR 헤드셋을 착용하는 게 여행이다.
○미래 디지털 사회 단면 잘 표현


영화에서 촬영과 편집을 담당한 지은혁 감독은 “여행을 생각하면 보통 긍정적인 걸 떠올리는데, 우리는 반대로 부정적인 면을 다뤄보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제는 신한금융그룹과 한국경제신문사가 공동 주최하고, 29초영화제 사무국이 주관했다. 낯설고 어려운 금융을 쉽게 풀어내기 위해 2015년 시작한 영화제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아 젊은 영화인들의 등용문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주제는 ‘영화 같은 여행이야기’로 일상을 벗어나는 여행에 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29초에 담아낸 극적인 작품이 많았다.
○‘숏폼’ 유행 트렌드에도 부합

김민준 감독은 “여행하는 도중에 이 작품의 아이디어가 생각났다”며 “시간이 지나서 추억을 떠올리면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깔끔한 느낌을 주고 싶어서 여러 번 수정하며 다듬었다”고 덧붙였다.
일반부 최우수상을 받은 전형주, 엄태준 감독의 ‘뜻대로 되지 않아도 행복해, 여행이니까’는 사랑하는 연인이 함께 걸어가는 길을 여행에 빗댄 구성으로 호평받았다. 평소 계획에 맞춰 여행을 즐기는 남자가 여자친구와의 여행에서 뜻대로 되지 않는 상황을 연속적으로 만난다. 하지만 사랑하는 여자친구 덕분에 그 순간마저 추억이 되는 것을 느끼며 여행과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는 감독의 메시지가 섬세한 카메라 워크에 담겼다.
이날 일반부 대상 1500만원을 포함해 총 5000만원의 상금과 상품, 상패가 수상자들에게 주어졌다. 시상은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과 김정호 한국경제신문 사장 등이 맡았다. 시상식엔 수상자뿐 아니라 영화제에 출품한 감독과 가족, 친구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유승목 기자 m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