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폐지 '급물살'에도…통신업계 "큰 변화 없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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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민주당 대표 "단통법 폐지로 국민 통신비 부담 낮출 것"
이통3사 "출혈 경쟁 가능성 작아"
전환지원금 등 정부 통신 정책에 알뜰폰 업계 '소외'
이통3사 "출혈 경쟁 가능성 작아"
전환지원금 등 정부 통신 정책에 알뜰폰 업계 '소외'
최근 여야가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의지를 밝히면서 제정 10년 만에 법안 폐지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지만 통신업계 반응은 시큰둥한 분위기다. 단통법 시행 전과 달리 과도한 출혈 경쟁을 지양하는 분위기가 퍼진 게 크다. 이 때문에 단통법을 폐지하더라도 정작 소비자가 체감할 만큼 커다란 변화가 없을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알뜰폰 산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단말기 시장을 정상화하고 경쟁을 통한 가격 인하로 그 혜택이 국민께 돌아갈 수 있도록 논란이 많은 단통법을 신속하게 폐지하겠다"며 "민주당은 이용자 차별과 불공정 거래 행위를 규제하고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간 담합을 막는 법안을 곧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단통법 폐지 법안은 2020년 11월 김영식 국민의 힘 의원이 발의한 이후 국회에 계류돼 있었다. 올 1월 윤석열 대통령이 가계 통신비 인하를 통한 '민생 살리기'의 일환으로 단통법 폐지를 약속하며 속도가 붙는 듯했지만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21대 국회가 막을 내려 자동 폐기됐다.
정부는 단통법 폐지를 통해 이통3사의 자유로운 지원금 경쟁을 촉진해 국민들이 저렴하게 단말기를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통법이 폐지되면 공시지원금 상한액과 공시지원금의 최대 15%가량 지급이 가능했던 추가지원금 제한이 사라진다. 각 통신사는 구매 형태에 따라 다양한 지원금 책정이 가능하다.
현재 통신 시장 무선 가입자 수가 포화상태 이르렀고, 성장 정체기에 들어선 이동통신 3사는 기존 통신 사업에서 인공지능(AI), 기업 간 거래(B2B) 사업 등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라 종전처럼 과도한 마케팅비를 투자해 출혈경쟁을 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이유다.
KT는 최근 뉴욕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사업 보고서를 통해 "단통법 개정 또는 폐지에 대해선 사업자가 단말기 보조금 또는 할인을 더 자유롭게 제공할 수 있게 해 회사의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고 이에 이동통신업계 경쟁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골자로 시행한 전환지원금 제도가 별다른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점, 제4이동통신사 출범 사실상 무산 등 정부가 추진하는 통신비 인하 정책들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달 17일 이훈기 민주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환지원금 제도가 시행된 3월16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전체 번호 이동 건수는 131만5518건으로 시행 전인 올 1월부터 3월15일까지 이동한 132만9774건보다 오히려 1만4256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국회부터 여야가 단통법 폐지 대한 방향성에만 의견을 모은 만큼 일단 이통3사는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통신서비스와 단말 판매를 제도적으로 금지하는 절충형 완전자급제도 거론되고 있고 단통법 폐지에 관해 정부와 여야, 통신업계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알뜰폰 사업자들 불만이 이어지자 정부는 전날 오는 8월 알뜰폰 사업자 망 도매대가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SK텔레콤 등 이동통신 업계와 음성, 데이터 등 항목별 종량제(RM) 요금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도매대가 조정은 2022년 12월 이뤄진 도매대가 인하보다 더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음성 도매대가는 1분당 6.85원으로 전년 대비 14.6% 인하됐고 데이터는 1메가바이트(MB)당 1.29원으로 19.8% 낮아졌다.
다만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으로 도매제공 의무제도가 상설화되면서 정부가 중재하는 이통3사와의 망 도매대가 협상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알뜰폰 업체 홀로 진행해야 한다.
권남훈 경제사회연구원 원장은 "제4이통사 출범이 사실상 좌절된 사례에서 보듯 통신산업이 이미 포화 상태인 만큼 이통3사 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다시 치열해질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면서도 "경쟁을 제한하는 요소가 있는 단통법이 폐지된다면 미래에 5.5G, 6G 등으로 넘어가면서 사업자들이 다양한 포지션을 가지고 마케팅할 수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단통법 폐지' 여야 뜻 모아…이재명 "단통법 신속 폐지 추진"
24일 관련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단통법을 폐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민의힘에서 박충권 의원이 지난 7일 단통법 폐지 법안을 발의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단통법 신속 폐지 의지를 밝히면서다.이 대표는 지난 19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단말기 시장을 정상화하고 경쟁을 통한 가격 인하로 그 혜택이 국민께 돌아갈 수 있도록 논란이 많은 단통법을 신속하게 폐지하겠다"며 "민주당은 이용자 차별과 불공정 거래 행위를 규제하고 제조사와 이동통신사 간 담합을 막는 법안을 곧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단통법 폐지 법안은 2020년 11월 김영식 국민의 힘 의원이 발의한 이후 국회에 계류돼 있었다. 올 1월 윤석열 대통령이 가계 통신비 인하를 통한 '민생 살리기'의 일환으로 단통법 폐지를 약속하며 속도가 붙는 듯했지만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21대 국회가 막을 내려 자동 폐기됐다.
정부는 단통법 폐지를 통해 이통3사의 자유로운 지원금 경쟁을 촉진해 국민들이 저렴하게 단말기를 구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통법이 폐지되면 공시지원금 상한액과 공시지원금의 최대 15%가량 지급이 가능했던 추가지원금 제한이 사라진다. 각 통신사는 구매 형태에 따라 다양한 지원금 책정이 가능하다.
통신사들 "업계 분위기 달라져…출혈경쟁 가능성 작아"
그러나 업계에서는 단통법 폐지에 대해 뜨뜻미지근한 분위기다. 단통법 시행 전인 10년 전과 분위기가 달라진 만큼 단기적으로 소비자가 체감하는 수준의 변화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현재 통신 시장 무선 가입자 수가 포화상태 이르렀고, 성장 정체기에 들어선 이동통신 3사는 기존 통신 사업에서 인공지능(AI), 기업 간 거래(B2B) 사업 등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라 종전처럼 과도한 마케팅비를 투자해 출혈경쟁을 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이유다.
KT는 최근 뉴욕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사업 보고서를 통해 "단통법 개정 또는 폐지에 대해선 사업자가 단말기 보조금 또는 할인을 더 자유롭게 제공할 수 있게 해 회사의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고 이에 이동통신업계 경쟁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골자로 시행한 전환지원금 제도가 별다른 반향을 불러일으키지 못한 점, 제4이동통신사 출범 사실상 무산 등 정부가 추진하는 통신비 인하 정책들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달 17일 이훈기 민주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환지원금 제도가 시행된 3월16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전체 번호 이동 건수는 131만5518건으로 시행 전인 올 1월부터 3월15일까지 이동한 132만9774건보다 오히려 1만4256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국회부터 여야가 단통법 폐지 대한 방향성에만 의견을 모은 만큼 일단 이통3사는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통신서비스와 단말 판매를 제도적으로 금지하는 절충형 완전자급제도 거론되고 있고 단통법 폐지에 관해 정부와 여야, 통신업계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알뜰폰 업계 달래기?…정부 "8월 '망 도매대가 인하' 추진"
이통3사는 물론 알뜰폰 업계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전환지원금, 5세대 이동통신(5G) 중저가형 요금제, 단통법 폐지 등 중소 알뜰폰 회사를 위협하는 정부의 정책이 연달아 나오고 있고 거대 자금력을 보유한 은행권도 알뜰폰 사업 진출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알뜰폰 사업자들 불만이 이어지자 정부는 전날 오는 8월 알뜰폰 사업자 망 도매대가 인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SK텔레콤 등 이동통신 업계와 음성, 데이터 등 항목별 종량제(RM) 요금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도매대가 조정은 2022년 12월 이뤄진 도매대가 인하보다 더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음성 도매대가는 1분당 6.85원으로 전년 대비 14.6% 인하됐고 데이터는 1메가바이트(MB)당 1.29원으로 19.8% 낮아졌다.
다만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으로 도매제공 의무제도가 상설화되면서 정부가 중재하는 이통3사와의 망 도매대가 협상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알뜰폰 업체 홀로 진행해야 한다.
권남훈 경제사회연구원 원장은 "제4이통사 출범이 사실상 좌절된 사례에서 보듯 통신산업이 이미 포화 상태인 만큼 이통3사 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다시 치열해질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면서도 "경쟁을 제한하는 요소가 있는 단통법이 폐지된다면 미래에 5.5G, 6G 등으로 넘어가면서 사업자들이 다양한 포지션을 가지고 마케팅할 수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