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노동단체 "제지공장 19세 노동자 사망…철저히 조사하라"
전북 전주시의 한 제지공장에서 설비 점검을 하던 19세 노동자가 숨진 사고와 관련해 유족과 노동단체가 "철저히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 등은 20일 고용노동부 전주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갑자기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유가족은 비통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사업장 내에서 안전사고 방지 대책과 안전교육 등이 충분히 이뤄졌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16일 오전 9시 22분께 전주시 팔복동의 한 제지공장 3층 설비실에서 기계 점검을 하다가 숨졌다.

그는 지난해 3개월간 특성화고 현장실습을 거쳐 정직원으로 채용됐으며, 사고 당시 6일가량 멈춰있던 기계를 점검하기 위해 혼자 설비실로 갔던 것으로 파악됐다.

박영민 노무사는 "A씨는 사고 후 1시간가량 방치됐다가 결국 목숨을 잃었다"며 "종이 원료의 찌꺼기가 부패하면서 황화수소 등 유독가스가 발생할 수 있는 현장이었는데도 왜 설비실에 혼자 갔는지, 2인 1조 작업이라는 원칙은 왜 지켜지지 않았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이러한 위험성이 밝혀진 적 없고, 위험성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으니 책임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며 "회사에서 발생한 사고인 만큼 산업재해를 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A씨가 순천의 한 특성화고를 졸업한 만큼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남청소년노동인권센터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김현주 전 전남청소년노동인권센터 대표는 "A씨는 평소 엄마에게 본인은 1, 2층에서 일하고 3층은 고참 선배들이 작업해 안전하다고 말했다고 한다"며 "하지만 그날 A씨는 3층에 올라가서 작업을 하다가 쓰러졌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들에게 회사에서 무리한 작업 지시를 받으면 '못 하겠다'고 말을 하라고 가르칠 걸 그랬다"며 "성실하고 밝은 모습으로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한 19세 청년이 왜, 어떻게 사망하게 되었는지 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 등을 통해 철저히 조사해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