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내년부터 미술품 부가세 감면 시행 … 미술시장 반등 '게임 체인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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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내년부터 미술품 부가세율 기준 15%→5% 이상으로 조정
독일, 19%→7% 세율 낮추기로…프랑스, 5%대 세율로 경쟁력 유지
독일, 19%→7% 세율 낮추기로…프랑스, 5%대 세율로 경쟁력 유지

17일 미술계 등에 따르면 EU의 회원국 부가가치세(VAT) 세율 조정과 관련한 ‘2022-542 지침(Directive)’이 오는 2025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이 지침에는 갤러리에서 판매하는 미술품과 골동품의 부가세율이 5% 이상인 경우 회원국이 세율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EU는 일부 예외 품목을 제외하곤 회원국들이 최저 15%의 부가세율 지침을 지키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보다 유연한 기준이 적용되면서 갤러리에서 거래되는 미술품도 예외 품목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세율이 낮아져도, 시장 기능이 저해되거나 경쟁이 왜곡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EU의 판단이다.
EU 지침은 별도 절차 없이 모든 회원국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규정(Regulation)과 달리 전반적인 목표와 시한만 제시하고, 구체적인 시행 방법은 개별회원국에 위임하는 구조다. 지침에 맞춰 개별 회원국들이 별도 국내법 제정 절차를 거쳐야 효력을 갖는 것이다. 이에 주요 국가들이 일찌감치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아트뉴스 등 해외 미술전문매체에 따르면 세계 미술시장 점유율 2%를 차지하는 독일이 최근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세법개정안을 승인하고, 부가세를 현행 19%에서 7%로 낮추기로 했다. 지나치게 높은 세율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갤러리와 아트딜러의 요구에 화답한 것으로, 독일 정부는 “어려운 시기에 미술시장과 갤러리들의 문화적 기여에 중요한 신호”라고 밝혔다.

실제로 부가세율 인하는 시장 경쟁력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게 미술계의 평가다. 미술품 수입 부가세율 5.5%를 유지하고 있는 프랑스가 대표적이다. 아트바젤과 글로벌 금융투자회사 UBS는 지난 3월 발표한 ‘글로벌 아트마켓 2024’ 보고서에서 낮은 수입 부가세율이 프랑스가 지난해 세계 미술시장 점유율 7%로 유럽 최대 미술시장 지위를 유지하는 데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프리즈 서울’과 함께 서울이 컬렉터들과 아트 딜러 사이에서 새로운 아시아 미술허브로 떠오르게 된 배경에도 낮은 세율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은 미술품 취득세와 부가세가 없고, 양도세도 생존 작가에 대해선 면세란 점이 매력으로 손꼽힌다.
물론 작년 세계 미술시장 총매출액이 650억 달러 전년 대비 4% 감소한 650억달러(약 90조원)에 그치고, 올해 시장 흐름도 지난해와 비슷한 터라 부가세 감면이 눈에 띄는 시장 반등을 이끌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11일부터 엿새간 이어진 ‘아트바젤 인 바젤 2024’에서 2000만 달러(약 275억원)에 작품이 판매되는 등 대형 갤러리들이 1000만 달러 이상의 작품을 줄줄이 팔아치우는 등 잠재수요가 확인되고 있는 만큼, 낮아진 세금으로 시장회복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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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