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_<아누자>가난하고 억눌린 자를 위한 해방의 교육을 꿈꾸게 하다. 넷플릭스를 통해 상영 중인, 다가올 제97회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영화 부문 후보작인 영화 <아누자(Anuja)> 이야기다. 이 영화를 제작 후원한 ‘살람 발락 재단(Salaam Baalak Trust)’은 인도 뉴델리 거리와 일터를 전전하는 거리의 아이들을 보호하고 돌보는 비영리 단체이다. 영화의 주인공 아누자 역을 맡은 사즈다 파탄(Sajida Pathan)은 실제 보호 아동 중 한 명이다.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에 함께 올라가는 작은 화면은 사즈다 파탄이 보호소에서 다른 아이들과 함께 처음으로 자신의 영화를 감상하는 모습을 비춘다. 영화를 통해 평소 알고 지내던 내 옆 친구의 연기를 보는 아이들은 어색해 하기도, 때론 부끄러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결같이 영화에서 눈을 떼지 못하며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내고, 종종 해맑게 웃는다. 사랑스러운 모습이지만 동시에 마음이 아프다. 이 아이들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꿈과 현실 사이영화 속 영특한 9살 소녀 아누자는 언니 팔락과 함께 열악한 공장을 다니며 지낸다. 그런데 아누자의 재능을 알아본 한 교사가 기숙학교에 입학할 기회를 제안한다. 그러나 어린 소녀는 자신의 미래를 좌우할 이 어려운 선택과 주어진 현실 앞에 그저 큰 눈만 굴릴 뿐이다. 자신은 그러지 못했지만, 동생 아누자 만큼은 공부하길 원하는 언니가 아누자를 적극적으로 응원하며 시험장으로 보내기 위한 과정을 영화는 담는다. 그리고 시험 당일 고민하는 아누자의 클로즈업 얼굴을 비추며 영화는 끝이 난다. 한 걸음만 더 내디디면 어린 소녀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계가
캐나다 국립 아트센터(NAC) 오케스트라가 첫 내한 공연을 펼친다. 협연자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이다. 공연기획사인 마스트미디어는 “NAC 오케스트라가 오는 5월 31일 오후 5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고 28일 발표했다.NAC 오케스트라는 캐나다 수도 오타와를 거점으로 한다. 대담한 연주로 새로운 예술적 해석을 가미하는 악단으로 알려져 있다. 포용, 창의성, 관용, 지속 가능성, 참여 등 다섯 가지 가치를 근간으로 삼고 지역사회의 문화발전에 기여하려는 사회친화적인 악단이기도 하다. 지난해 이 오케스트라가 내놓은 음반 ‘우리 시대의 진실’은 반전, 평화 등 사회적 문제 해결에 대한 목소리를 담기도 했다. 미국 작곡가 필립 글래스의 교향곡 13번 최초 녹음본을 비롯해 코른골트, 쇼스타코비치와 캐나다 현대음악 작곡가 등의 작품을 이 앨범에 담았다.내한 공연을 이끄는 건 영국 출신 NAC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인 알렉산더 셸리다. 셸리 감독은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였던 아버지와 피아니스트였던 어머니 밑에서 자라 어린 시절부터 감정을 소리로 풀어내는 데 익숙한 지휘자다.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수석 첼리스트였던 티모시 휴를 멘토로 삼아 지휘자로서의 마음가짐, 기술 등의 노하우를 전수 받았다. 손열음은 협연자로 이번 공연을 함께한다. 손열음은 2009년 반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와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하며 해외에 이름을 알렸다. 여러 세대와 폭넓게 소통하면서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NAC 오케스트라는 1·2부로 나뉘는 이번 공연에서 슈트라우스의 ‘돈 후안’으로 한국 관객을 맞이한다. 이
미국 배우 진 해크먼의 죽음은 1970년대 새로운 영화 사조(思潮) 라 불렸던 ‘아메리칸 뉴 시네마’의 종언을 뜻한다는 점에서 감정적 쇼크를 준다. 이제 과거는 회고나 회상의 대상조차 되지 못한다. 20세기는 이제 우리의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진 해크먼의 죽음은 그 종적의 흔적이 다소 충격적임을 보여 준다.진 해크먼은 아내인 벳시 아라카와 그리고 반려견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진 해크먼은 한국 나이로 96세이며 일본계 아내 아라카와는 1962년생으로 64세이다. 둘의 나이 차이는 30년이 넘는다. 경찰은 타살의 흔적이 없다고 하지만 ‘영화적으로 볼 때’ 둘 중 하나가 상대를 죽이고 자살한 로미오와 줄리엣 형(型) 자살이거나 아니면 동반자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런데 그와 비슷한 느낌의 영화가 진 해크먼이 나오는 작품 중에 하나가 있다.1998년 영화로, 특히 국내에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은 작품이 한편 있는데 <트와이라잇>이 바로 그것이다. 원제, 한국어 제목 모두 같다. ‘황혼’이라는 뜻처럼 황혼기에 접어든 할리우드 감독, 스태프, 배우들이 총출동 하다시피 해서 만든 영화이다. 장르도 하드보일드 누아르인데, 이 역시 ‘황혼’ 장르이다. 이런 부류의 영화는 1940년대에 절정기였다. 모두 그 시기를 앞뒤로 청년기를 보낸 배우들이 주요 배역으로 나왔다. 진 해크먼(1930년생)이 있었고 폴 뉴먼(1925년생. 사망)이 있었으며 제임스 가너(1928년생. 사망)까지 출연했다. 출연진 중 그들보다 어린 사람은 수잔 서랜든(1946년생) 정도였다.영화는 외견상 늙고 추했으나 실제의 석양만큼 아프고 처량하며 아름다운 작품이었다. 감독인 로버트 벤튼도 1932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