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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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대규모 휴진 가능성이 커졌다. '6월 집단 휴진' 참여 여부를 묻는 대한의사협회(의협)의 투표가 역대 최고 참여율을 보이면서다.

8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달 4일 오후 5시부터 이날 0시까지 진행된 의협 전 회원 투표에서 유효 투표 인원 12만9200명 중 7만800명(투표율 54.8%)이 참여했다. 종전까지 정부 정책에 반대해 의협이 실시한 여러 투표·조사 가운데 이번 투표 참여율이 가장 높았다.

지난 2014년 3월 원격의료 저지를 위한 총파업 투쟁 투표에는 4만8861명이, 2020년 의대 정원 확대 등 의협이 규정한 '4대악 의료정책' 대응 설문조사에는 2만6809명이 참여했다.

의협은 이번 투표에서 '정부의 의료농단, 교육농단을 저지하기 위한 의협의 강경한 투쟁을 지지하십니까', '의협이 6월 중 계획한 휴진을 포함하는 단체 행동에 참여하시겠습니까'라고 물었다.

의협은 "투표가 끝나기 전 역대 최고의 참여율을 기록했다"며 "회원 투표로 범의료계의 강력한 열망과 '의료농단' 저지 의지를 정부에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찬반 비율은 알 수 없으나 의협의 강경 투쟁 태세로 미뤄볼 때 찬성표가 우세했을 것으로 보인다. 채동영 의협 이사는 "'(투쟁) 날짜만 달라'는 분들도 많고, 어떻게든 선배들이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들을 하고 계신다"며 "각 대학도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설명했다.

앞서 전국 20개 의대 소속 교수들이 모인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의협의 투표 결과에 따르겠다는 뜻을 전했다. 전의비는 전날 저녁 연 총회에서 의협, 대한의학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 다같이 뜻을 모았다. 서울 주요 상급종합병원인 '빅5' 병원 등 주요 대학병원 교수들도 휴진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6일 전공의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필수 부서를 제외한 모든 진료과가 17일부터 휴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의협은 오는 9일 오후 2시 교수, 봉직의, 개원의 등 모든 직역이 참여하는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고 범의료계 투쟁을 선포할 계획이다.

다만 교수 단체나 전공의들과는 달리 개원의들은 휴진에 참여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 자영업자라 할 수 있는 개원의들은 병원 문을 닫는 만큼 손해가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20년 의대 증원 추진 당시에도 개원의의 집단행동 참여율은 10%에 못 미쳤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