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희 부산대 교수 "육지와 90㎞ 떨어진 곳에서 규모 5 이하라면 문제없어"
지진 전문가 "포항 앞바다 석유 개발 때 지진 대비 조사 필요"
"석유나 가스 매장 추정지가 육지와 멀리 떨어진 만큼 미리 겁을 낼 필요는 없지만 안전을 위해 조사와 대비는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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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지진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석유를 개발한다는 것은 지하에서 뭔가를 꺼내오는 것인데 포항 지열발전에서 경험했던 것처럼 지진이 날 가능성이 있다고 상정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진한 고려대 교수와 함께 2017년 11월 15일 일어난 규모 5.4 포항지진이 자연지진이 아니라 진앙 인근에서 지열발전을 위한 물 주입으로 생긴 유발지진일 가능성이 크다는 논문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정부조사연구단은 1년간 조사를 거쳐 포항지진이 진앙 인근 지열발전으로 촉발됐다는 연구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김 교수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한 데 대해 "우리나라에서 석유가 날 가능성은 포항 앞바다가 다른 지역보다 높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석유가 있다는 말은 휜 지질구조인 습곡이 있고 단층이 있다는 얘기"라며 "땅을 뚫고 작업하면 단층이 움직이면서 지진이 일어날 수 있고 이는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그는 지나친 걱정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선을 그었다.

김 교수는 "매장지가 아직 정확하게 나오지 않았지만 예를 들어서 육지에서 약 90㎞ 떨어진 곳이라면 부산에서 포항까지 거리 정도 되는데 포항에서 지진이 났을 때 부산에서는 거의 피해가 없었다"며 "일반적으로 큰 지진이 나도 거리가 멀어지면 피해를 일으킬 만큼 진동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이어 "규모 5 정도 지진이 발생하는 정도로 끝날 것 같으면 개발해도 된다"며 "90㎞나 100㎞ 떨어진 육지에서는 흔들림이 거의 없거나 흔들림이 있다고 해도 피해를 일으킬 정도는 아닐 것인데 규모가 5보다 훨씬 더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 안전을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진 전문가 "포항 앞바다 석유 개발 때 지진 대비 조사 필요"
지진 전문가 "포항 앞바다 석유 개발 때 지진 대비 조사 필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