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재선에 성공하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게 고문 역할을 맡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가 인용한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경 보안(불법 이민)과 경제 정책에 대해 머스크가 공식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방법을 논의했다. 두 사람은 지난 3월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 트라이언인베스트먼트 회장이 소유한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해안가 저택에서 이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펠츠 회장과 함께 투표 사기를 방지하는 데이터 기반 프로젝트 구상안을 트럼프에게 설명했다고 알려졌다. 다만 “머스크에게 이런 역할을 맡기는 계획이 완전히 결정된 것은 아니며 무산될 수도 있다”고 WSJ는 밝혔다.

머스크와 펠츠 회장은 친한 재계 엘리트 리더들을 상대로 재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에 반대 의견을 내는 모임도 조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가 지난달 로스앤젤레스(LA)에서 주최한 만찬 행사가 그런 모임이라고 WSJ는 밝혔다. 당시 모임에는 데이비드 색스 페이팔 전 최고운영책임자(COO), 피터 틸 페이팔 공동창업자 등 전 페이팔 동료와 펠츠 회장, 스티브 므누신 전 재무장관, 루퍼트 머독 뉴스 코퍼레이션 명예회장 등이 참석했다.

2년 전만 해도 트럼프와 머스크는 SNS에서 설전을 벌였다. WSJ는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두 사람이 최근 몇 달간 여러 번 통화하며 우호적인 관계로 발전했다”며 “이민 문제, 우주 분야를 포함한 과학, 전기차산업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측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브라이언 휴스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WSJ에 “트럼프만이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각 개인이 어떤 역할을 할지에 대해 유일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머스크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적은 없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