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간다"…기아 中 옌청공장 가보니 [현장 르포]
기아가 EV5를 앞세워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2027년까지 전기차 생산라인을 6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기아 전기차 수출의 전진기지 역할을 부여 받은 중국 장쑤성 옌청 공장의 역할도 그만큼 중요해졌다는 평가다.

최근 한국경제신문이 찾은 중국 장쑤성 옌청 기아기차유한공사 2공장에선 작년 11월부터 양산에 돌입한 EV5를 생산하고 있었다. 공장에 들어서자 ‘한계를 넘어서’라는 큼지막한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공장 초입에선 현대로템의 대형 프레스 기계가 5400t의 압력으로 철판을 찍어 누르며 차체 각 부문을 제작 중이었다. 수초에 하나씩 지붕·바닥·보닛·문짝 등이 쏟아져 나왔다. 제작된 부품들은 '자동화된 용접 공정과 유연한 생산'이라는 문구가 적힌' 용접 라인으로 옮겨졌다. 완전 자동화된 생산라인에는 로봇이 바삐 움직였고, 소수의 직원들이 생산 과정을 점검하고 있었다.

전기차 생산라인이 깔린 2공장은 주야 2교대로 24시간 쉬지 않고 생산라인이 돌아간다. 최신식 자동화 공정을 통해서 시간당 66대의 차량을 찍어 내고 있다. 24시간 쉬지 않고 가동되고 있어서 한국보다 생산 효율이 더 낫다. 기아는 옌청 공장에서 생산된 차량의 50%를 중국에서 판매하고 나머지 50%는 동남아시아·중동 등으로 수출중이다. 옌청 공장 생산라인을 총괄하는 왕리핑 기아기차유한공사 부총경리는 "올해 28만대의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라며 "EV5의 경우 3만대를 생산해 이중 1만대 이상 수출한다는 목표"라고 했다. 또 다른 공장 관계자는 "시장 수요에 따라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면 3공장에서도 전기차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며 "EV5 브랜드 가치를 중시하는 고객층이 있기 때문에 생산 목표를 맞추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간다"…기아 中 옌청공장 가보니 [현장 르포]
기아는 중국 시장 공략을 목표로 2005년 옌청에 공장을 세웠다. 기아차의 중국 진출 교두보가 된 옌청으로 기아차 하청업체들도 쏟아져 들어왔다. 지금도 100개의 기아 하청업체들이 옌청에 공장을 운영 중이다. 옌청 시정부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기아는 옌청 공장을 중국의 자동차 생산 인프라를 활용해 해외 수출의 전진기지로 삼는다는 목표다. 옌청에 BYD 배터리 자회사인 핀드림스 공장이 자리잡고 있는 것도 기아차엔 호재다. 기아는 핀드림스에서 생산하는 블레이드 배터리를 EV5에 장착해 생산단가를 낮추고 있다.

기아는 옌청 공장을 필두로 전기차 시장 공략에 집중할 방침이다. EV6에 이어 중국에서 생산한 EV5를 시장에 선보였고, 2027년까지 E-GMP 기반의 새로운 순수 전기차를 매년 출시한다는 구상이다. 내년에는 플래그십 모델인 EV9 출시가 계획돼 있다. 기아는 올해 중국 옌청공장에서 EV5 등을 28만~30만대 가량 생산하고 이 중 절반 이상인 17만대 이상을 동남아 등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향후 전기차 라인업 확대로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려 2030년까지 옌청 공장의 연간 생산량 45만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이중 전기차 모델 비중을 40%(약 18만대)까지 늘릴 방침이다.
"24시간 쉬지 않고 돌아간다"…기아 中 옌청공장 가보니 [현장 르포]
옌청 2공장 한켠에 전시된 차량 모델 중에서도 전기차 분야에서 재도약을 노리는 기아의 야심작인 EV5가 가장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EV5는 전기 세단 EV6, 대형 전기 SUV EV9에 이은 기아의 세 번째 전기차다.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는 최대 720㎞(중국 롱레인지 모델 인증 기준)다. 기아는 EV5에 BYD의 리튬·인산·철(LFP) 블레이드형 배터리를 장착해 ‘가격 낮추기’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EV5의 중국 현지 판매 가격은 14만9800위안(약 2803만원)부터 시작한다. 경쟁 모델로 꼽히는 테슬라 모델Y보다 2000만원가량 저렴하다.

옌청=이지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