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진실화해위 조사개시 3년…신청사건 60% 종결·진실규명률 28%
7천건 추가 종결·진실규명률 3배↑…포괄적 배·보상법 등 추진
진실화해위원장 "남은 1년, 억울한 희생 없도록 최선 다할 것"(종합)
김광동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이 조사 종료 시점을 1년 앞둔 27일 "남은 기간 억울한 희생이 남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실화해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대회의실에서 조사개시 3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3년간 접수된 과거사 사건 2만245건 중 1만2천143건(59.9%)을 종결했다고 발표했다.

종결된 사건 중 5천670건(46.8%)은 진실규명 결정됐으며 5천850건(48.1%)은 불능·각하·취하·이송 등 결정됐다.

나머지 603건(0.04%)은 1기 진실화해위에서 진실규명 됐던 사건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 기준 6천979건 종결, 1천462건 진실규명 처리한 것과 비교하면 약 1년 6개월 만에 추가로 6천979건을 종결, 이 중 4천208건을 진실규명 결정한 것이다.

같은 기간 진실규명률은 7.2%에서 28.0%로 3배 늘었다.

진실화해위는 항일독립운동,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 권위주의 통치 시기 인권침해 등 과거 국가폭력을 조사하고 진실을 규명하는 독립 조사기관이다.

2기 진실화해위는 2020년 12월 10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 개정에 따라 재출범해 이듬해 5월 27일부터 조사를 시작했다.

대표적인 진실규명 사건으로는 형제복지원 인권침해 사건, 선감학원 아동 인권침해 사건 등이 있다.

부랑인을 선도한다는 명분으로 복지원에 강제 수용해 각종 가해행위를 일삼았던 형제복지원 사건의 경우 2022년 8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피해자 490명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이 내려졌다.

선감학원 사건은 해방 후 1982년까지 부랑아 갱생·교육 등을 명분으로 5천명에 달하는 아동에 대해 인권침해를 자행한 것으로 지난 3월 말까지 두 차례에 걸쳐 피해자 230명이 진실규명 결정을 받았다.

김광동 진실화해위 위원장은 "항일 독립운동에 대한 진실규명 결과로 7분이 국가보훈부로부터 독립유공자로 인정받게 됐고 삼청교육 피해 사건이나 납북 귀환 어부 인권침해 사건 등에 대해 속속 배상 또는 재심결정이 내려지고 피해자 지원 관련 조례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활동 성과를 자평했다.

이어 "남은 사건 처리를 위해서는 조사기간 연장이 불가피했는데 사회적 합의로 연장이 이뤄져 다행"이라며 "1년간 사건처리 완료에 박차를 가하고 진실규명을 통해 피해자분들의 명예회복과 피해구제의 길을 열겠다"고 말했다.

2기 진실화해위는 지난 1월 조사기간 연장이 의결됨에 따라 내년 5월 26일까지 조사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진실화해위는 남은 기간 과거사정리법에 포괄적 배·보상을 위한 규정을 더한 개정안 적극 추진,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과 유전자 검사 사업, 위원회 활동 종료 후에도 과거사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재단 설립 추진 등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진실규명 결정을 받았더라도 피해자와 유족은 국가를 상대로 다시 개별 소송을 통해 피해구제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있다"며 "포괄적 보상법은 피해구제 실효성과 형평성 확립을 위해 매우 절실하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또 "진실화해재단 설립을 통해 위원회 활동 종료 후에도 지속적인 진상규명을 포함한 각종 활동이 진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민간인 학살 사건 피해자 중 경찰 기록상 '암살대원'으로 적힌 이들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보류한 것과 관련해서는 "(진실화해위는) 암살대원이라는 것이 적대세력에 가담한 사람인지 표현은 그렇게 돼 있지만 보호해야 할 민간인이었는지를 구분해야 할 의무를 가진 기관"이라며 "그 부분을 살펴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