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바이오그룹 CMG제약의 세계 첫 필름형 조현병 치료제 시장 전망. 차바이오텍 제공
차바이오그룹 CMG제약의 세계 첫 필름형 조현병 치료제 시장 전망. 차바이오텍 제공
물 없이도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는 필름 형태 약이 조현병 등 정신질환이나 파킨슨병 등 중추신경계(CNS) 질환 치료제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2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세계 필름제 의약품 시장 1위인 미국의 관련 시장 규모는 연간 2조6000억원이다. 필름형 약은 종이처럼 얇고 휴대가 간편하며 유연해 부서지지 않고, 이물감이 없는 것이 장점이다. 우리나라에선 알레르기·발기부전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미국에선 마약 중독·파킨슨병 치료제, 진통제 등으로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약을 삼키기 어려운 고령층에도 유용하다.

국내에선 꽃가루가 많아지는 봄철, 알레르기 치료제로 필름형 약이 널리 쓰이고 있다. 갑작스럽게 기침 등 알레르기 반응이 나올 때 물을 찾아 알약을 삼켜야하는 수고를 덜어준다.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파는 필름형 약은 발기부전 치료제다. 차바이오그룹 계열사인 CMG제약이 세계 최초로 개발해 2015년 출시했고 종근당과 대웅제약도 판매하고 있다.

CMG제약은 편두통 치료 성분인 나라트립탄을 필름형으로 만든 ‘나라필’을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다. 급성 통증 완화에 효과적일 전망이다. 이 회사가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는 제품은 조현병 치료제 ‘데핍조’(성분명 아리피프라졸)다. 오는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를 신청할 계획으로 내년 2월 허가가 나면 세계 최초의 필름형 조현병 치료제가 된다.

이규현 CMG제약 부사장은 “조현병 환자의 50~60%는 증세가 심할 경우 약 복용을 거부하기 때문에 기존 알약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필름형 약은 입에 넣는 즉시 녹고 2~3시간 뒤면 약효가 나타나 극심한 환각·망상 증세가 완화되고 범죄 등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CMG제약은 12조원 규모인 미국 조현병 시장뿐만 아니라 양극성 장애(조울증), 우울증 등으로 적응증을 추가해 전체 22조원 규모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필름형 약의 또 다른 수요처는 파킨슨병 환자와 고령층이다. 파킨슨병 환자는 손이 떨려 약을 삼키기 쉽지 않다. 고령층 역시 대부분 70대에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 여러가지 알약을 한꺼번에 먹어야하기 때문에 알약 복용에 대한 불편이 크다. 알약 대신 물에 녹는 알약인 '구강붕해정'도 협심증, 당뇨약, 고혈압 약 등으로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일본은 세계 1위 구강붕해정 시장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