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피해자 고통 가늠안돼…어린 자녀 반응 생각하면 정신 아득" 유족측 "좀 더 중형 선고됐으면 하는 아쉬움…출소해 자녀 양육 우려"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대형 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에게 징역 25년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는 24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A(51)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검찰의 구형은 무기징역이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를 쇠파이프로 구타하고 목을 졸라 살해했음이 모두 인정된다"면서 "주먹으로 구타하다가 피고인이 쉬는 부분도 있다.
이런 형태를 봤을 때 우발적으로 살해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내의 도발이 있었다는 A씨의 주장도 범행 당시가 녹음된 파일에서 그런 흔적이 확인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행 수법이 너무나 잔혹하다.
사람은 그렇게 쉽게 죽지 않는데 사람을 죽을 때까지 때린다는 것을 일반인들은 상상할 수 없다"며 "범행 수법의 잔혹함을 넘어서 피해자가 낳은 아들이 지근거리에 있는 데서 엄마가 죽어가는 소리를 들리게 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범행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범행 후 피고인은 아들에게 얘기를 하는데 달래는 게 아니라 어쩔 수 없었다는 자기 변명을 하고 상당 기간 방치했다"며 "거기에 다른 곳에 살고 있던 딸을 살인현장으로 데려왔다.
이해할 수가 없다"고 꼬집었다.
재판부는 또 "피해자는 죽어가면서 '미쳤나봐'라고 저항하다가 '오빠 미안해'라고도 했는데, 자기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상황에서 피고인을 달래보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나라면 이같은 신체적 폭력에 얼마나 의연할 수 있을까, 그 말을 내뱉기까지 피해자가 당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이 얼마나 큰지 가늠할 수 없다"고도 했다.
A씨가 범행 후 119가 아닌 다선 국회의원을 지낸 것으로 알려진 아버지에게 먼저 연락한 것에 대해선 "피해자가 살아날 수 있었던 일말의 가능성까지 막았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자녀는 아직 나이가 어려서 엄마가 죽었는지를 인식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 아이들이 커서 사실을 알게 되고, 그때 이 아이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생각하면 정신이 아득해지는 측면이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서울 종로구 사직동 자택에서 별거 중이던 아내의 머리 등을 여러 차례 둔기로 내려치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아내의 휴대전화에 범행 전후가 녹음된 음성 파일이 있어 법정에서 일부 재생되기도 했다.
유족 측 대리인은 선고 후 "재판부가 양형기준에 적합하게 판결해주긴 했지만 유사한 사건으로 고통을 받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좀 더 중형이 선고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며 "유족들은 25년 뒤 피고인이 출소해 12세, 10세 자녀를 양육하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주대(총장 최기주·왼쪽)는 ‘김우중아주학술상’ 첫 수상자로 오일권 지능형반도체공학과·전자공학과 교수(가운데)가 선정됐다고 10일 발표했다.김우중아주학술상은 2021년 아주대 동문 기업가 최종욱 마크애니 대표(공업경영 78학번·오른쪽)가 5억원을 기부한 것을 계기로 제정됐다. 대우학원 설립자인 김우중 회장의 도전 정신을 기리고, ‘세상에 기여하는 탁월한 연구’를 발굴하는 것이 목표다. 학교는 저명 학술지 ‘네이처’ 또는 ‘사이언스’에 주저자로 논문을 게재한 전임 교원에게 심사를 통해 상금을 수여하기로 했다.첫 수상의 영예는 오 교수에게 돌아갔다. 반도체 소자 및 공정 분야를 연구해온 오 교수는 기존에 알려진 금속과 완전히 다른 성질을 지닌 새로운 비정질 준금속 나노 극초박막 물질을 개발해 ‘사이언스’ 1월호에 논문을 게재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팀과의 공동 성과다. 반도체 소자 미세화에 따른 기술적 한계를 돌파할 차세대 반도체의 원천기술이란 점에서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오 교수는 “노벨상 수상까지를 목표로 연구를 이어 나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기부자인 최 대표도 “김우중 회장의 도전, 봉사, 창조 정신을 이어받아 저 역시 기업인으로서 계속 열심히 뛸 것”이라고 강조했다.고재연 기자
목욕탕에 설치된 수중 안마기가 손상돼 전기가 외부로 흐르면서 이용객 3명이 감전사한 혐의로 기소된 목욕탕 업주가 억울함을 호소했다.목욕탕 업주 A씨는 2023년 12월 24일 오전 5시 37분께 세종시 조치원에서 운영하는 목욕탕 여탕 내부 온탕에 전기가 흘러 70대 여성 이용객 3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검찰은 목욕탕에 설치한 수중 안마기의 모터 전선을 둘러싼 절연체가 손상되면서 전류가 모터와 연결된 배관을 따라 온탕으로 흘러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A씨를 기소했다.앞서 경찰 조사 결과 해당 모터는 27년 전 제조된 제품으로 누전 차단 기능이 없고, 목욕탕 전기설비에도 누전 차단 장치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 2015년 목욕탕을 인수한 A씨는 인수 후 수중 안마기 모터 점검을 한 차례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10일 연합뉴스는 이날 대전지방법원 형사 10단독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목욕탕 업주 A씨 사건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보도에 따르면 이날 A씨의 변호인은 "수중 안마기 내부 절연체 누전으로 손님이 사망했다면 업무상 과실은 제조사가 책임져야 한다"면서 "피고인에게 공소사실과 같은 업무 과실 책임을 묻는 것은 억울하다"고 주장했다.그는 "1981년부터 운영에 들어간 (해당) 목욕탕은 누전 차단기 설치 의무가 없는 시설이고, 수중 안마기 사용 연한은 정해져 있지 않다"면서 "언제 절연체 누전이 될지 알 수 없고, 피고인은 전기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오래 사용해도 고장 나지 않은 상태의 내부 절연체 손상을 예견할 수 없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재판부는 A씨에게 "변호인 의견과 같은 생각이냐"고 물었고, A씨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