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7곳 편입 지수 2021년 2월 이후 최고점
엔비디아, 시간외 거래 상승분 유지하면 시총 1천400억달러↑
엔비디아 호재에 아시아 반도체 지수 3년여 만에 최고
세계적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실적 호조에 힘입어 아시아 증시에서 반도체 업계의 주가가 3년여 만에 최고로 상승했다.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아시아 태평양 반도체 지수는 632.24로 전날보다 1.7% 상승하면서 2021년 2월 17일(632.3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 됐다.

블룸버그 아태 반도체 지수는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도쿄일렉트론 등 7개 종목으로 구성돼있다.

엔비디아가 전날 미국 주식시장 마감 후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아시아 반도체주에도 훈풍이 불었다.

엔비디아의 회계연도 1분기(2∼4월) 매출은 260억4천만 달러(35조6천억원)로, 시장조사기관 LSEG가 집계한 예상치 246억5천만 달러를 웃돌았다.

주당 순이익도 예상치 5.59달러를 상회한 6.12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7.8% 넘게 상승해 처음으로 1천달러를 찍었다.

세계 AI 칩 시장의 80%를 장악한 엔비디아의 실적은 AI 시장의 바로미터로 여겨진다.

소시에테제네랄(SG)은 "엔비디아 실적 호조는 아시아 반도체 업계 경기 둔화 우려를 완화한다"고 말했다.

특히 엔비디아의 핵심 칩 일부를 독점 생산하는 대만의 TMSC가 장중에 1.5% 오르면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엔비디아에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도 장중 최고 3.2% 상승하며 20만원을 넘겼고 삼성전자도 한 때 1.8% 올라 7만9천원을 찍었다.

한국 정부가 이날 26조원 규모 반도체 산업 종합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한 것도 주가에 보탬이 됐다고 블룸버그는 풀이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엔비디아의 새로운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회사 예측대로 2025년까지 공급보다 많은 상태가 이어지면 SK하이닉스의 매출 성장 동력은 견고하게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또 "TMSC는 스마트폰과 PC 관련 수요 회복이 느린데도 AI 칩 덕에 20% 중반 매출이 가능한 궤도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이날 시간외 거래 상승분을 유지한다면 시가총액이 1천400억달러 늘어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분석했다.

이는 인텔의 전체 시가총액보다 크다.

엔비디아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넘어서 다른 분야로 시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가 엔비디아 칩을 이용해 자율주행 차를 작동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도 한 사례다.

각국이 'AI 주권'이라며 자체 시스템을 개발하는 추세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