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영 지사 "갑질은 조직 멍들게 해…소통 강화"
갑질 의혹 간부 사직서는 수리…"사실 확인해 문제 있으면 조처"
노조 "구체적 성과 내려 공무원 몰아붙여" 사과·재발방지책 요구
전북도청 갑질 논란에 간부 사직 등 어수선…도지사 진화나서(종합)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직원들 간 잇단 불화설에 대해 "제기된 사안과 관련해 먼저 사실관계를 분명히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3일 오전 도청에서 간부회의를 소집해 "일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부분도 있지만, 이러한 논란 자체가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도지사는 "갑질은 개인을 멍들게 하고 조직을 병들게 한다"며 "사실관계가 다른 점은 도민께 소명할 것이고, 문제가 확인된 부분은 조처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사실관계 확인은 도 독립기관인 감사위원회가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실·국장들, 과장들, 팀장들은 휘하의 직원들보다 더 높은 책임을 짊어졌지만, 모두는 동등한 동료"라며 "실수를 지적할 때도 질책이 아니라 코칭의 자세로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직원들과 소통 창구도 넓히겠다고 공언했다.

김 도지사는 "5급, 6급, 7급, 8급, 9급 별로 저와 터놓고 이야기하는 간담회를 진행하려 한다"며 "도지사에게 직접 고충을 전할 수 있는 이메일도 새로 개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국가 예산 확보, 바이오 특화단지 지정 등 우리 앞에 수많은 중요한 과제가 있다"며 "문제는 문제대로 풀어내고 도정은 '겸손한 소통'과 '굳건한 기강'을 바탕으로 끌어가자"고 제안했다.

최근 전북자치도 내에서는 간부 공무원과 직원들 사이에 온갖 불화설이 나돌고 있다.

A 간부가 특정 직원의 권리를 제한해 해당 부서 직원들의 원성을 사고 있거나 다른 부서의 직원이 B 부서장과 갈등을 겪다가 며칠간 출근하지 않았다는 것들이다.

이와 관련한 여러 풍문이 이른바 '복도 통신'을 타고 도청 내에 돌면서 공직 분위기는 더없이 뒤숭숭하다.

불화설이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A 간부가 전날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김 도지사는 이를 수리했다.

전북도청 갑질 논란에 간부 사직 등 어수선…도지사 진화나서(종합)
A 간부는 사직서 제출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전북이 왜 못 사는지 알겠다.

일 좀 해라. 염치 없이 거저 가지려 그만 좀 하고!'라고 적었다.

전북자치도공무원노조는 이에 성명을 내고 "전북이 못 사는 게 공무원들이 게으른 탓이다? 정신 못 차리고 헛소리"라며 A 간부를 저격했다.

노조는 "직원들은 기본 업무만으로도 이미 헉헉대고 있는데 윗사람들은 자기 관심사가 아니고 도지사 공약사항도 아니고 도의 역점 업무가 아니면 '일을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런 것들만 업무고 민원들과 씨름하고 감염병이 돌 때 밤낮 없이 근무를 서는 일은 일도 아니라는 인식이 크다.

도지사 성과와는 거리가 머니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권이(도지사가) 바뀌면 새로운 업무를 만들어내느라 부단히 애를 쓰고 구체적 성과를 내려 공무원들을 몰아붙인다"며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1930∼40년대 전체주의 시대로 회귀해 살고 있는 듯하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간부 공무원들은 우리 직원들이 도정을 위해 일하는 데 깊은 회의감이 들게 하지 말라"며 "A 간부의 진정한 반성과 사과, 재발방지책, 직원 사기진작 대책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