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 대만 신임총통, 美대표단 이어 폼페이오 만나 '독립·친미' 행보…친중파 반발
라이칭더 "주권없인 국가없어"…친중파 "양안, 예측불가 위험"
라이칭더 신임 대만 총통이 대만 주권을 재차 강조하고 미국 주요 인사들을 연이어 만나면서 '독립·친미' 행보를 이어갔다.

이에 대만 내 친중파는 "예측할 수 없는 위험에 직면했다"며 반발했다.

22일 연합보와 자유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라이 신임 총통은 전날 타이베이 빈관에서 열린 해외교포 다과회에서 본인의 첫 번째 임무가 국가 생존과 발전을 유지하는 것이라면서 "주권이 있어야 국가가 있다.

어떠한 일로도 주권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권을 잃으면 국가도 없다"며 함께 노력해 주권을 수호하자고 덧붙였다.

라이 총통은 또 20일 취임식 이후 미 대표단을 만난 데 이어 대중국 매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전 미 국무장관을 전날 접견하고 양국간 협력을 강조했다고 대만 언론은 전했다.

라이 총통의 이같은 '친미·독립' 행보에 대해 '친중' 국민당 소속 마잉주 전 총통은 라이 총통 발언으로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가 "즉각 예측할 수 없는 리스크와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마 전 총통은 전날 신정부 출범 이후 양안 관계 세미나에서 라이 총통이 중화민국 113년 역사상 처음으로 스스로를 "실용적인 대만 독립운동가"라고 밝힌 총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만도 국가 명칭'과 '중화민국(대만)과 중화인민공화국이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는 라이 총통 취임사는 중국과 대만이 각각 별개의 나라라는 '신양국론'(新兩國論)이라고 비판했다.

양국론은 대만 태생으로 중국 본토에 뿌리를 둔 국민당 출신 총통이었던 리덩후이 전 총통이 임기 말년인 1999년 도이치벨레 인터뷰에서 처음 거론한 중국과 대만이 각각 별개 나라라는 이론으로, 양안 관계에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장우웨 대만 담강대 양안관계연구센터 주임은 중국 정부가 라이 총통 취임 이후 양안 관계에 기대나 환상이 없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대만에 대해 '당근과 채찍' 전략으로 대만을 압박할 것이라고 풀이했다.

국민당 한 관계자는 현재 양안의 유일한 공식 대화 채널인 '타이베이-상하이 솽청(雙城·2개 도시) 포럼'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대만 문화대 국가발전 및 중국대륙연구소의 천쑹싱 교수는 전날 한 세미나에서 중국이 고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전쟁 대신 인지전(cognitive warfare)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향후 4년간 대만 내부 일부(친중) 세력을 이용해 대만 민중이 (중국의) 평화적 통일 방안을 수용하도록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인지전은 가짜 뉴스 등으로 정부에 대한 반감을 부추기고 민간과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등 민심을 교란해 적을 무력화하는 방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