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쿠팡이 자사 브랜드, PB 상품을 부당하게 우대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가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소비자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해 논란을 빚은 해외 직구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 나오고 있습니다.

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쿠팡에 생수를 검색해봤습니다.

쿠팡의 자체 브랜드(PB) 제품인 탐사수의 가격이 일반 제조사 제품에 비해 최대 50% 가량 저렴합니다.

쿠팡은 생활용품, 식료품 등 19개의 자체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데, 일부 PB 제품은 고물가 상황에 오히려 판매가가 낮아지기도 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쿠팡이 알고리즘을 조작해 이 PB 제품을 상단에 노출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쿠팡은 임직원 동원과 알고리즘 조작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PB 제품을 무조건 상단에 노출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 실적, 고객 선호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열하고 있다는 겁니다.

공정위는 오는 29일과 다음달 5일 두 차례 전원회의를 열고 제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데, 관심은 제재가 이뤄질 경우 어떤 수위로 결정될지 여부입니다.

업계에선 현재 조사 방향이라면, 상품 진열을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없도록 하는 시정명령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벌써 나옵니다.

이럴 경우, 애플 아이폰이나 삼성 갤럭시를 검색해도 신제품보다 더 많이 팔린 스마트폰 케이스나 액세서리류가 먼저 노출돼 소비자 불편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자칫 공정위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제재하는 모양새로 흘러가, 제2의 '직구사태'를 재현할 수 있는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앞서 정부가 해외직구 금지 정책을 발표했다가, 저가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 권리를 침해한다는 거센 반발에 사흘 만에 정책을 철회한 바 있습니다.

[서용구 /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차이나커머스를 규제하려다가 소비자들의 어떤 집단 지성이 발동했다 이렇게도 말할 수 있는데… (PB 규제도) 소비자들의 PB 선택권을 제약하는 것일 수도 있고요.]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호응받고 있는 PB에 대한 규제가 중소 제조업 생태계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쿠팡의 PB 협력사 10곳 중 9곳은 중소 제조사로, 2019년과 비교해 그 수도 3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영상취재: 이성근, 영상편집: 노수경: CG: 이혜정


김예원기자 yen88@wowtv.co.kr
제2의 '직구 사태' 되나…PB규제 초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