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 유럽 등 세계 주요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코스피만 좁은 박스권에 갇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가 힘을 쓰고 있긴 삼성전자의 부진으로 글로벌 상승랠리에 동참하기엔 아직도 부족한 상황인데요, 투자자들의 고심도 커져갑니다. 최민정 기잡니다.

<기자>

미국 엔비디아의 실적 기대감으로 나스닥지수와 S&P500 지수가 또 다시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지만 국내증시까지 훈풍이 전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에 투자자들은 매수보다 관망을 택하며 증시대기자금(투자자예탁금, CMA, MMF)이 350조 원까지 불어났습니다.



특히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이 지난 1월 74조에서 85조까지 늘어나며 역대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했고, MMF(머니마켓펀드) 설쟁액도 210조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CMA는 쉽게 입출금이 가능하고 하루만 투자해도 이자를 받을 수 있어 투자자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할 때 자금을 보관하는 용도로 주로 활용됩니다.

전 세계 증시가 인공지능(AI) 관련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가운데 우리 증시 경우 밸류업·반도체를 이을 주도주가 부족해, 투자 매력도를 낮추고 있는 겁니다. 연초 대비 글로벌 증시가 10% 가까이 오른 사이 국내 증시만 3% 상승에 그쳤기 때문입니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의 주가는 두 배 가까이 올랐고, TSMC와 도쿄일렉트론도 50% 가까이 상승했지만,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오히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수혜로 SK하이닉스만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수 상승을 유발하기엔 역부족입니다.

더불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여부가 불투명해진 점도 증시자금 이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2년 유예된 금투세가 내년에 도입될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며 개인은 이달 들어 3조 원 가까이 순매도 했습니다.

증시 향방에 대해 증권가에선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3,110선까지 코스피 상단을 열어둔 곳과 달리 일부 증권가에선 당분간 글로벌 소외 현상이 더 지속될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AI 사이클에 있어서 국내 반도체 업체들의 수혜가 중장기적으로 나타나기는 하겠지만 단기적으로 크게 나타나기는 조금 시간이 필요한 부분들이 있고요. (국내 증시의 경우) 중국 리스크에 여전히 노출돼 있다.]



오늘 밤 엔비디아의 실적이 공개되는 가운데 어닝 서프라이즈와 긍정적인 가이던스(자체 전망)가 우리 증시의 활력을 키우는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될지 기대가 모아집니다.

한국경제TV 최민정입니다.

영상편집: 이가인 CG: 김지원


최민정기자 choimj@wowtv.co.kr
글로벌 랠리서 또 소외…"AI 주도주 부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