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진영의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유학 중이던 영국에서 19일 잠시 귀국했다. 오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국회의장 후보 선거로 더불어민주당 내 ‘이재명 일극 체제’에 균열이 생겼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잠재적 대권주자인 김 전 지사의 역할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지사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박용진 의원 등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과 함께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리는 노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에 참석한다. 추도식 이후 곧바로 출국한다는 계획이지만, 출국 전 여야 정치인들을 만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에선 김 전 지사가 지난달 총선에서 낙천·낙선한 비명계의 구심점 역할을 맡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친노·친문계를 중심으로 이미 김 전 지사의 복귀를 주장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박지원 당선인은 최근 한 라디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김 전 지사에 대해 복권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김 전 지사 역할론에 대해 “정치인은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불려 나올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야권 대선 주자였던 김 전 지사는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 실형을 받았다. 윤석열 정부는 2022년 12월 김 전 지사를 특별사면했지만 복권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 전 지사는 2028년 5월까지 피선거권이 제한됐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일시 방문한 한국의 현실정치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할 것이냐’는 질문엔 “봉하마을 추도식에 가니 (문 전 대통령도) 찾아봬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