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고정형(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연 5%대 후반까지 오르는 등 주담대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계속 밀리면서 은행채 등 시장금리가 상승하는 데다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하자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인상했기 때문이다.
年 5%대 후반까지 오른 주담대…"고정형보다 주기형이 유리"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17일 연 3.34~5.63%로 집계됐다. 한 달여 전인 4월 1일(연 3.69~4.90%)보다 금리 상단이 0.73%포인트나 뛰었다. 고정형 주담대를 받으려는 차주들은 금리가 낮은 주기형 주담대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5년간 고정금리를 적용한 후 변동금리로 바뀌는 혼합형과 달리 주기형은 5년 주기로 고정금리가 갱신되는 형태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주기형 비중을 30%까지 늘리도록 하면서 주기형 주담대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농협은행의 주기형 주담대는 이날 금리가 연 3.43~5.63%로 혼합형(연 3.63~5.53%)보다 금리 하단이 0.20%포인트 낮았다.

6개월마다 금리가 바뀌는 변동형 주담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자가 연 0.1%에 그치는 요구불예금(수시입출금식 예금) 증가에 따른 예금금리 하락 여파로 변동형 주담대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내려가면서다. 15일 발표된 4월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전달보다 0.05%포인트 내린 연 3.54%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의 17일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80~5.20%로 전날(연 3.85~5.25%)보다 0.05%포인트 하락했다.

당장 금리가 더 낮은 변동금리로 대출받으려면 상대적으로 금리 상승분이 늦게 반영되는 신(新)잔액 코픽스에 연동된 대출 상품이 유리하다. 4월 신잔액 코픽스는 연 3.17%로 신규 취급액 코픽스(연 3.54%)에 비해 낮다. 단 기준금리 하락에 따른 금리 하락기에는 반대로 신잔액 코픽스 금리가 더 천천히 떨어지기 때문에 신규 취급액 코픽스보다 불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은행연합회가 홈페이지에 공시하는 은행별 대출금리 비교 서비스를 참고하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은행연합회는 신용평가사(CB)의 신용점수(1~1000점) 구간을 50점 단위로 나눠 9단계로 공시하고 있다. 소비자는 자신의 신용점수 구간에 해당하는 평균 대출금리를 은행마다 비교할 수 있다. CB 신용점수는 제휴 플랫폼에서 확인 가능하다.

5대 은행과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세 곳 가운데 지난 3월 분할상환 방식 주담대(만기 10년 이상) 평균금리가 가장 낮은 곳은 하나은행(연 3.71%)이었다. 카카오뱅크(연 3.78%)와 농협은행(연 3.89%)도 주담대 평균금리가 연 3% 수준이었다.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지난 3월 신규취급액 기준 농협은행(연 4.81%)이 가장 저렴했다. 하나은행(연 5.04%) 케이뱅크(연 5.09%) 우리은행(연 5.12%) 국민은행(연 5.13%) 신한은행(연 5.17%)이 뒤를 이었다. 신용점수별 은행 간 금리 차도 따져봐야 한다. 신용점수 901~950점 구간은 케이뱅크(연 5.03%)가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가장 낮았다. 농협은행(연 5.32%)은 하나은행(연 5.25%)보다 높았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