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완성 주택규모 고려할 때 지원 규모 훨씬 커야"
WSJ "中, 부동산 부양 진지해져…규모·방식은 한계"
중국이 부동산시장 침체를 타개하고자 내놓은 부양책을 두고 중국 당국이 마침내 주택시장 문제 해소를 진지하게 다루기 시작했다고 17일(현지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평가했다.

다만, 대책 규모와 자금 조달 방식을 고려할 때 대책이 충분한 효과를 낼지에 의문점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중국의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이날 "전국적으로 생애 첫 주택·두 번째 주택에 대한 상업용 개인 주택 대출 이율 정책 하한을 취소(철폐)한다"고 밝혔다.

지방정부가 미매각 주택을 매입해 저소득층과 중산층 가계를 위한 주택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담겼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헝다(恒大·에버그란데),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 등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도 부도 사태를 맞는 등 극심한 침체를 겪어왔다.

노무라 증권의 팅 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대책에 대해 "중국 주택 위기의 끝을 알리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17일 중국 및 홍콩 증시에 상장된 주요 부동산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강세로 마감하는 등 시장도 환호했다.

그러나 이번 대책은 규모 면에서 문제를 해결하기에 부족한 데다 자금조달 방안에서 한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지적했다.

앞서 중국인민은행이 국유기업의 주택구매를 지원하기 위해 은행을 통해 약 3천억 위안(약 56조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 내 미판매 주택과 미완성 주택의 규모를 고려할 때 자금 공급 규모가 이보다 훨씬 커야한다고 지적한다.

노무라 증권에 따르면 중국 내 미완성 주택은 2천만∼3천만 채에 달하며 이와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정책 자금은 최소 4천400억달러(560조원)으로 추산됐다.

WSJ은 또한 현금이 부족한 지방정부나 도시가 이번 대책에 필요한 자금을 어디서 조달할지에 관해 명확한 내용이 드러나지 않은 점도 한계로 꼽힌다고 지적했다.

BCA리서치의 아서 부다기얀은 수석 신흥시장 스트래티지스트는 "중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에 의미 있는 영향을 미치려면 최소 5조 위안(약 936조원)이 필요하다"며 "관건은 얼마를 얼마나 빨리 투입하느냐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유니온 방카르 프리베의 카를로스 카사노바 수석 아시아 이코노미스트는 "미판매 주택 매입이 단기간에 중국 부동산 시장의 회복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최악의 상황이 끝나고 주택 매매와 가격이 회복되고 있다고 가계를 설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