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중국 장쑤성 옌청시에 있는 비야디(BYD)의 자회사 핀드림스 배터리 공장. BYD 배터리의 상징인 최신형 ‘블레이드’를 생산하는 중국 6개 공장 중 하나인 옌청 팩토리에선 현대자동차·기아를 포함해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에 공급하는 최신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다.

98만㎡ 부지에 들어선 이 공장을 짓는 데 BYD가 들인 돈은 모두 190억위안(약 3조5600억원). 이곳에서 찍어내는 배터리 용량은 연간 30GWh에 달한다. BYD 관계자는 “옌청 공장은 BYD 배터리의 최첨단 기술력이 집약된 곳”이라며 “이곳에서 만든 배터리의 성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랑했다.

BYD가 핵심 배터리 제조시설을 해외 언론에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안내를 맡은 직원조차 익명을 요청할 정도로 조심스러워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무분진·항온·건식 생산 환경을 갖췄다”는 공장 내부에 외부인이 들어가는 건 ‘엄금’이다. 출입을 허락받아도 ‘견학 루트’를 걸으며 유리창 너머로 제조 공정의 일부만 볼 수 있다.

BYD는 ‘ㄱ’자로 100m가량 길게 이어진 생산라인의 처음과 끝만 공개했다. 핵심 공정엔 모두 가림막이 씌워졌다. 특히 BYD 배터리 제조기술이 집약된 ‘스태킹’ 파트는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 스태킹이란 소재를 일정 크기로 얇게 잘라 이를 차곡차곡 쌓는 배터리 조립 공정을 뜻한다. 기존 ‘와인딩’ 방식 대비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BYD는 에너지 밀도가 낮은 LFP의 한계를 제조 공정 혁신으로 돌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셀투팩(CTP) 기술이 대표적이다. 모듈 과정을 없애고 칼날(블레이드)처럼 얇게 만든 셀을 팩에 바로 집어넣는 발상의 전환으로 LFP의 약점을 극복했다. 한정된 공간에 셀을 더 많이 넣을 수 있게 한 것이다. BYD 관계자는 “앞으로 셀을 차체에 바로 넣는 셀투섀시(CTS)로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옌청=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