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이 바람을 타고 경북 북동부 4개 시·군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가운데 일부 지자체 공무원들이 거동이 불편한 노인 구조 신고가 접수됐지만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는 지적이 나왔다.26일 경북 북부권 지자체 등에 따르면 전날 의성에서 산을 타고 넘어온 불은 안동 시내까지 빠르게 확산했다. 이에 공무원들은 집 안에 남아 있는 주민들을 데리고 나오는 강제 집행을 진행했다.이 과정에서 안동의 한 마을에 거주하는 노인이 거동이 불편해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하지만 경찰 공무원은 "119에 신고하는 게 빠르다", 행정 공무원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등 반응을 보이며 서로에게 일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인것으로 전해졌다.노인을 위한 세심한 돌봄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북 북부권에는 65세 이상 노인이 대부분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몇 분 단위로 재난 문자만 발송됐을 뿐 노인들에게 지속해서 식량을 공급하는 등의 지원이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또한 안동시는 전날 일 최대 순간풍속이 8m의 서풍이 불면서 지원된 헬기 3대조차 띄우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불을 진화할 수 없는 상황으로 판단하고 동네에 사이렌만 울리면서 "대피하라"는 안내만 했다.안동시 한 관계자는 "피해가 막대해 집계조차 안 되는 상황"이라며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피에 행정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했다"고 말했다.한편 이날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0분 기준, 사망자는 지금까지 안동 2명, 청송 3명, 영양 5명, 영덕 6명 등 총 16명이며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이민형 한경닷컴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