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경북 봉화 석포제련소 전경. 영풍 제공
영풍 경북 봉화 석포제련소 전경. 영풍 제공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영풍과 고려아연이 올해 1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영풍은 전년동기 대비 적자가 커진 반면, 고려아연은 흑자폭을 늘렸다. 장기간의 분쟁을 위해 재정적 '실탄'을 마련해야 하는 영풍 입장에선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영풍은 올해 1분기 매출 7414억원에 영업손실 43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7% 감소한 데다 손실마저 52.7% 늘어났다. 본업인 비철금속 제련업에서 실적 악화가 나타난 게 결정적이었다.

영풍의 경북 봉화 석포제련소가 환경문제에 휘말리고 또 안전사고가지 발생하면서 조업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영풍의 아연 매출은 지난해 1분기 3389억원에서 올해 1분기 2303억원으로 줄었다. 황산 매출도 117억원에서 88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에 비해 고려아연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3753억원, 영업이익 1745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 대비 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6.6% 오르며 탄탄한 수익 창출 능력을 보여줬다. 아연 생산 과정에 나오는 부산물인 납과 금, 은의 가격이 오른 데다 제조원가 감소, 환율 상승 등의 복합적인 요인으로 이익이 늘어났다.

영풍은 최근까지도 고려아연 지분 매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영풍의 고려아연 지분은 33%로 추정된다. 고려아연 경영진을 압박하기 위해선 계속해서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고려아연이 영풍을 비철금속 시장 동업자가 아닌 경쟁자로 규정하고 공동경영 계약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끊어버리면서 본업에서 현금을 마련하기가 만만치 않게 됐다. 비철금속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이 비철금속 시장을 장악해 영풍 실적에 타격을 주려는 다양한 시도가 있을 것"이라며 "영풍으로서는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