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연정참여 극우정당 "관공서 EU깃발 철거 추진"
이탈리아 관공서에서 유럽연합(EU) 깃발을 철거하자는 주장이 연정에 참여한 극우 정당 동맹(Lega)에서 나왔다.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동맹 소속 클라우디오 보르기 상원의원은 16일(현지시간) 관공서에는 이탈리아 국기만 게양해야 한다며 법 개정을 통해 EU 깃발을 철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유로존 반대론자인 그는 내달 6일부터 나흘간 EU 27개국에서 열리는 유럽의회 선거에 출마할 예정이다.

동맹은 2019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34%를 득표하며 이탈리아 정당 중 최다 득표했고 이후에도 한동안 30%대의 정당 지지율을 보이며 우파 진영의 '맏형'으로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대안 정치 세력이라는 믿음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최근에는 지지율이 9%로 곤두박질쳤다.

수세에 몰린 동맹과는 달리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이끄는 다른 우파 정당 이탈리아형제들(FdI)은 27%의 지지율로 굳건하게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유럽의회 선거에서 지지율 반전이 절실한 동맹이 반(反) EU 성향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EU 깃발 철거와 같은 급진적인 공약을 내세운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마테오 살비니 동맹 대표는 지난해 인종 차별적이고 동성애를 혐오하는 책을 펴내 파문을 일으킨 로베르토 반나치 육군 소장을 이번 유럽의회 선거 후보로 공천하기도 했다.

동맹은 프랑스의 국민연합(RN), 오스트리아의 자유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 등과 함께 유럽의회 내 정치그룹 중 극우 성향을 띄는 '정체성과 민주주의'(ID)에 속해 있다.

반EU, 반이민을 내세운 ID는 현재 유럽의회 내 총 705개의 의석 중 6번째로 많은 59석을 차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