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이션 둔화에 따른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미국 증시가 강세를 보인 가운데 국내 증시도 반등했다. 원·달러 환율은 한 달여 만에 1350원 밑으로 떨어지며 진정세를 보였다.

'1400원 공포' 벗어난 환율…숨죽이던 코스피도 반등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4원10전 하락(원화 가치 상승)한 1345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월 26일(1339원50전) 후 약 50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루 낙폭도 지난해 12월 14일 24원50전 하락(1319원90전→1295원40전)한 후 가장 컸다. 지난달 16일 장중 한때 1400원까지 뛰면서 종가가 1394원50전으로 오른 것을 감안하면 한 달 새 50원이나 떨어진 것이다. 전날 휴일에 따른 서울 외환시장 휴장으로 이틀간 하락 요인이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국고채 금리도 일제히 하락(채권 가격 상승)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3.375%에 마감했다. 전 거래일보다 0.079%포인트 떨어졌다. 5년 만기 금리는 0.081%포인트 내린 연 3.408%였다. 1~2년 만기와 10~50년 만기 등도 금리가 내렸다.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던 코스피지수도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83% 오른 2753.0으로 마감했다. 오전 장중 전 거래일 대비 1.58% 상승해 2773.46까지 오름폭을 확대했지만 개인들의 매도세가 나타나면서 초반 강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262억원, 5983억원어치 순매수에 나섰고 개인투자자는 9655억원 규모의 매물을 쏟아냈다.

업종별로는 인공지능(AI) 관련주와 보험주가 강세였다. SK하이닉스는 4.16% 오른 19만3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외국인이 324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보험주는 삼성화재가 9.96% 급등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시장은 전 거래일 대비 0.95% 상승한 870.37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749억원과 281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개인은 80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CPI가 예상에 부합하면서 물가 우려가 완화됐다”며 “반도체와 밸류업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확산돼 당분간 위험 선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강진규/박한신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