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칼럼] 글로벌 사우스 '맞춤형' 통상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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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 확대' 목소리 높지만
중국·인도·남미 등 120개국 달해
포괄적 전략 짜는 것 불가능
지역별 산업 수요 파악하고
시장과 생산거점 나눠 접근해야
中·日 등 경쟁자 철저히 분석을
김동수 산업연구원 산업통상연구본부장
중국·인도·남미 등 120개국 달해
포괄적 전략 짜는 것 불가능
지역별 산업 수요 파악하고
시장과 생산거점 나눠 접근해야
中·日 등 경쟁자 철저히 분석을
김동수 산업연구원 산업통상연구본부장
최근 들어 ‘글로벌 사우스’라는 용어가 자주 언론에 등장하고 있다. “글로벌 사우스에 대응해야 한다”거나 “글로벌 사우스와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 같은 여러 목소리가 나온다. 다양한 정의가 있지만 유엔에 따르면 글로벌 사우스는 북반구 남쪽과 오세아니아를 제외한 남반구의 120여 개국을 일컫는 말이다. 그런데 산업 협력, 통상 전략, 외교 등의 측면에서 글로벌 사우스가 적절한 지리적 구분일까?
글로벌 사우스에는 중국이 포함돼 있다. 아세안 국가도 글로벌 사우스에 속하고, 인도와 방글라데시도 글로벌 사우스로 부른다. 중동 산유국과 남미, 아프리카까지 모두 글로벌 사우스로 지칭한다. 이런 글로벌 사우스를 대상으로 무슨 정책을, 어떻게 논한다는 것일까?
반면, 비셰그라드 그룹을 보자. 중부 유럽에 있으면서 2004년 유럽연합(EU)에 가입한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그리고 헝가리를 일컫는 용어다. 이들은 지역연합체를 구성해 때로는 EU 정책에 다소 차별화된 목소리를 표출하기도 한다. 옛 소련의 위성국가에서 벗어나 공산주의에서 민주주의로 체제를 전환했고, 서부 유럽 선진국에 비해 늦었지만 빠르게 경제 성장을 하는 지역이다.
비셰그라드 그룹이 주목받는 이유는 유럽 시장의 제조업 생산 교두보로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약 5.5배 되는 광활한 면적에 약 6300만 명의 인구 규모를 지니고 있다. 1인당 국내총생산이 2만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며, 자동차와 기계 중심의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지역이다. 한국 기업들은 유럽 시장을 겨냥한 자동차와 부품 그리고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이 지역의 4개 국가는 중국의 무분별한 자본 투자 폐해에 따른 거부감이 있어 높은 전략적 위상도 갖고 있다.
다시 글로벌 사우스에 대해 돌아보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글로벌 사우스로 통칭해 대응정책과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대략 구분하더라도 중국, 아세안, 인도 및 주변국, 중동, 아세안, 남미와 아프리카 등 6개 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 해당 지역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바탕으로 우리의 통상 외교정책을 마련하고 해당 지역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과도 그 정책을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 각 지역의 수요를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글로벌 사우스 지역의 유일한 공통점은 자국의 산업 육성과 관련 인프라 구축이다. 그러나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지역별 특정 산업 수요를 볼 수 있다. 아세안은 2차전지 소재 핵심 광물자원 공급망과 관련한 분야, 인도는 수소융합경제, 중동은 도시 인프라와 플랫폼 경제, 남미와 아프리카는 교통물류 인프라와 농업 및 식품 가공 등을 육성하고 싶어 한다. 이런 수요를 바탕으로 차별적인 우리만의 협력을 제시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둘째, 해당 지역을 시장과 생산 거점으로 나눠 통상외교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예를 들면 앞서 언급한 분야로 해당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현지 생산 거점을 둬야 하는지 아니면 교역을 활용할지 등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생산 거점이 필요한 경우라면 해당 지역 중 어느 특정한 나라가 후보군이 돼야 하는지를 판단해 통상외교 수준을 높여야 한다. 유럽 시장의 생산 거점으로 비셰그라드 그룹을 검토하는 것과 같이 중동지역 혹은 아세안이라면 어느 나라가 전략적으로 가장 좋은 생산 거점이 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분석과 공감대 확산이 필요하다.
셋째,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 대한 통상 전략 마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자를 분석하는 일이다. 자칭 글로벌 사우스의 맹주라고 하는 중국과 인도 그리고 이 지역에 오래전부터 막대한 투자를 해오고 있는 일본을 주시해야 한다. 중국은 빠른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우스에 자신이 좋은 발전 모델이라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은 전략적으로 인도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 많은 투자와 정책적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경쟁국과 차별화된 산업 연계 구축으로 공급망뿐만 아니라 해당국의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국제적·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글로벌 사우스에는 중국이 포함돼 있다. 아세안 국가도 글로벌 사우스에 속하고, 인도와 방글라데시도 글로벌 사우스로 부른다. 중동 산유국과 남미, 아프리카까지 모두 글로벌 사우스로 지칭한다. 이런 글로벌 사우스를 대상으로 무슨 정책을, 어떻게 논한다는 것일까?
반면, 비셰그라드 그룹을 보자. 중부 유럽에 있으면서 2004년 유럽연합(EU)에 가입한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 그리고 헝가리를 일컫는 용어다. 이들은 지역연합체를 구성해 때로는 EU 정책에 다소 차별화된 목소리를 표출하기도 한다. 옛 소련의 위성국가에서 벗어나 공산주의에서 민주주의로 체제를 전환했고, 서부 유럽 선진국에 비해 늦었지만 빠르게 경제 성장을 하는 지역이다.
비셰그라드 그룹이 주목받는 이유는 유럽 시장의 제조업 생산 교두보로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약 5.5배 되는 광활한 면적에 약 6300만 명의 인구 규모를 지니고 있다. 1인당 국내총생산이 2만달러를 밑도는 수준이며, 자동차와 기계 중심의 제조업 기반이 탄탄한 지역이다. 한국 기업들은 유럽 시장을 겨냥한 자동차와 부품 그리고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이 지역의 4개 국가는 중국의 무분별한 자본 투자 폐해에 따른 거부감이 있어 높은 전략적 위상도 갖고 있다.
다시 글로벌 사우스에 대해 돌아보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글로벌 사우스로 통칭해 대응정책과 전략을 수립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대략 구분하더라도 중국, 아세안, 인도 및 주변국, 중동, 아세안, 남미와 아프리카 등 6개 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 해당 지역에 대한 정확한 분석을 바탕으로 우리의 통상 외교정책을 마련하고 해당 지역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과도 그 정책을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세 가지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 각 지역의 수요를 정확히 알 필요가 있다. 글로벌 사우스 지역의 유일한 공통점은 자국의 산업 육성과 관련 인프라 구축이다. 그러나 조금 더 자세히 보면 지역별 특정 산업 수요를 볼 수 있다. 아세안은 2차전지 소재 핵심 광물자원 공급망과 관련한 분야, 인도는 수소융합경제, 중동은 도시 인프라와 플랫폼 경제, 남미와 아프리카는 교통물류 인프라와 농업 및 식품 가공 등을 육성하고 싶어 한다. 이런 수요를 바탕으로 차별적인 우리만의 협력을 제시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둘째, 해당 지역을 시장과 생산 거점으로 나눠 통상외교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예를 들면 앞서 언급한 분야로 해당 지역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현지 생산 거점을 둬야 하는지 아니면 교역을 활용할지 등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생산 거점이 필요한 경우라면 해당 지역 중 어느 특정한 나라가 후보군이 돼야 하는지를 판단해 통상외교 수준을 높여야 한다. 유럽 시장의 생산 거점으로 비셰그라드 그룹을 검토하는 것과 같이 중동지역 혹은 아세안이라면 어느 나라가 전략적으로 가장 좋은 생산 거점이 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분석과 공감대 확산이 필요하다.
셋째,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 대한 통상 전략 마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자를 분석하는 일이다. 자칭 글로벌 사우스의 맹주라고 하는 중국과 인도 그리고 이 지역에 오래전부터 막대한 투자를 해오고 있는 일본을 주시해야 한다. 중국은 빠른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우스에 자신이 좋은 발전 모델이라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은 전략적으로 인도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 많은 투자와 정책적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경쟁국과 차별화된 산업 연계 구축으로 공급망뿐만 아니라 해당국의 산업 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국제적·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