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 사업은 모두 떼낸다”...앵글로아메리칸의 '승부수'[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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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국의 원자재 회사 앵글로아메리칸(AAL)이 대대적인 포트폴리오 개편을 발표했다.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사업부, 향후 미래 전망이 좋지 않은 사업부 등을 분사하는 것이 핵심이다. 경쟁사인 호주 BHP에서 인수 제안을 받고 있는 앵글로아메리칸이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되찾을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앵글로아메리칸은 지난 14일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원자재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백금이나 다이아몬드 등 수요가 줄어드는 사업 관련한 사업부는 내보내고 미래 성장산업으로 꼽히는 구리 등을 중심으로 회사를 다시 꾸리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백금 사업부는 인적분할(spinoff)하고 다이아몬드 사업을 하는 드비어스는 매각하거나 분할(divest, 물적분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철광석 생산에 쓰이는 연료용 석탄 자산을 매각하고 니켈 관련 사업도 중단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같은 재편을 통해 앵글로아메리칸은 그룹의 비용을 연 17억달러 절감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대신 구리 사업에 집중한다. 던컨 완블래드 앵글로아메리칸 최고경영자(CEO)는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현재 핵심적인 것은 '구리'"라며 구리 사업부의 자체적인 성장과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을 모두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구조조정을 통해 복잡한 회사 포트폴리오 탓에 상대적으로 가치가 덜 부각됐던 구리 자산의 가치를 시장에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포트폴리오 조정은 내년 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앵글로아메리칸은 지난 13일 BHP의 430억달러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 한 차례 인수가격을 올려서 제시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완블랜드 CEO는 "회사 가치를 너무 저평가했다"며 "구조조정 후에는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BHP가 앵글로아메리칸을 인수하려는 배경도 구리 사업부다. 영국의 규정에 따라 BHP는 오는 22일까지 앵글로아메리칸에 추가적인 제안을 하거나 아니면 M&A 시도를 일단 중단해야 한다. 시장 관계자들은 BHP 외에도 다른 원자재 회사들이 앵글로아메리칸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WSJ에 따르면 앵글로아메리칸은 드비어스 사업부 매각에 관해 잠재 매수자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앵글로아메리칸 측이 평가한 이 사업부의 가치는 70억달러 이상이다.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A diamond is forever)'는 마케팅으로 한때 세계 다이아몬드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했던 드비어스는 최근 사업이 정체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천연 다이아몬드와 큰 차이가 없는 '실험실 다이아몬드(랩 그로운)'가 훨씬 낮은 가격에 장신구용 다이아몬드를 공급하면서 미래 전망이 불확실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연기관차에 주로 사용되는 백금 사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백금 가격은 2021년 상반기 온스당 1300달러까지 올랐으나 현재는 온스당 1000달러 수준에서 거래 중이다. 다만 공급량 감소에 비해 전기차 전환이 부진해 지난해와 올해는 초과수요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앵글로아메리칸은 백금 사업을 맡고 있는 앵글로아메리칸 플래티넘을 분할하겠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매각 등의 계획은 아직 내놓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산 공급이 크게 늘면서 가격이 부진한 '골칫거리' 니켈 사업부도 포트폴리오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 2년 동안 내리막길을 걸었던 앵글로아메리칸의 주가는 BHP 인수 제안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14일 구조조정 발표가 주가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WSJ는 주주들이 영국의 작물 영양소 공급회사인 우드스미스 프로젝트를 중단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앵글로아메리칸은 지난 14일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원자재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백금이나 다이아몬드 등 수요가 줄어드는 사업 관련한 사업부는 내보내고 미래 성장산업으로 꼽히는 구리 등을 중심으로 회사를 다시 꾸리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백금 사업부는 인적분할(spinoff)하고 다이아몬드 사업을 하는 드비어스는 매각하거나 분할(divest, 물적분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철광석 생산에 쓰이는 연료용 석탄 자산을 매각하고 니켈 관련 사업도 중단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같은 재편을 통해 앵글로아메리칸은 그룹의 비용을 연 17억달러 절감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대신 구리 사업에 집중한다. 던컨 완블래드 앵글로아메리칸 최고경영자(CEO)는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현재 핵심적인 것은 '구리'"라며 구리 사업부의 자체적인 성장과 인수합병(M&A)을 통한 성장을 모두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구조조정을 통해 복잡한 회사 포트폴리오 탓에 상대적으로 가치가 덜 부각됐던 구리 자산의 가치를 시장에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포트폴리오 조정은 내년 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앵글로아메리칸은 지난 13일 BHP의 430억달러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 한 차례 인수가격을 올려서 제시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완블랜드 CEO는 "회사 가치를 너무 저평가했다"며 "구조조정 후에는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BHP가 앵글로아메리칸을 인수하려는 배경도 구리 사업부다. 영국의 규정에 따라 BHP는 오는 22일까지 앵글로아메리칸에 추가적인 제안을 하거나 아니면 M&A 시도를 일단 중단해야 한다. 시장 관계자들은 BHP 외에도 다른 원자재 회사들이 앵글로아메리칸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WSJ에 따르면 앵글로아메리칸은 드비어스 사업부 매각에 관해 잠재 매수자들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앵글로아메리칸 측이 평가한 이 사업부의 가치는 70억달러 이상이다. '다이아몬드는 영원하다(A diamond is forever)'는 마케팅으로 한때 세계 다이아몬드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했던 드비어스는 최근 사업이 정체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천연 다이아몬드와 큰 차이가 없는 '실험실 다이아몬드(랩 그로운)'가 훨씬 낮은 가격에 장신구용 다이아몬드를 공급하면서 미래 전망이 불확실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연기관차에 주로 사용되는 백금 사업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백금 가격은 2021년 상반기 온스당 1300달러까지 올랐으나 현재는 온스당 1000달러 수준에서 거래 중이다. 다만 공급량 감소에 비해 전기차 전환이 부진해 지난해와 올해는 초과수요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앵글로아메리칸은 백금 사업을 맡고 있는 앵글로아메리칸 플래티넘을 분할하겠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매각 등의 계획은 아직 내놓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산 공급이 크게 늘면서 가격이 부진한 '골칫거리' 니켈 사업부도 포트폴리오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지난 2년 동안 내리막길을 걸었던 앵글로아메리칸의 주가는 BHP 인수 제안 이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14일 구조조정 발표가 주가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았다. WSJ는 주주들이 영국의 작물 영양소 공급회사인 우드스미스 프로젝트를 중단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