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연례개발자 회의 성황…110분 키노트연설서 'AI' 121번 언급
"생성형 AI 출시 늦었지만 AI 플랫폼 패권 장악 의지 과시"
[르포] 피차이 CEO 등 구글 경영진 총출동…'AI 제미나이 시대' 선언
14일(현지시간)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I/O)가 열린 미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어라인 엠피씨어터.
구글 본사 인근에 있는 노천극장과 같은 엠피씨어터에는 이날 전 세계에서 온 4천300여명의 개발자와 미디어로 가득 찼다.

오전 10시 정각. 구글 소개 영상이 나오고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가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도 그는 청바지에 회색 계통의 남방을 입은 특유한 차림이었다.

피차이 CEO는 "우리는 10년 이상 AI에 투자해 오고 있다"며 "우리는 이제 완전히 '제미나이 시대'(Gemini era)에 살고 있다"며 자신있게 '제미나이시대'를 선언했다.

제미나이는 구글의 최신 AI 모델이다.

구글의 이날 발표는 어느 한 기능이나 제품에 집중하기보다는 많은 내용을 나열하는 방식이었다.

그 저변을 관통하는 공통된 분모는 AI였고, 제미나이였다.

1시간50분가량 진행된 이날 발표에서 'AI'라는 단어는 121번이 언급됐다.

1년 전 선보인 멀티모달 AI인 제미나이는 이제 구글의 전 제품과 결합해 '제미나이 생태계'를 구축해 가고 있는 듯해 보였다.

구글은 현재 20억 명의 이용자가 검색, 포토, 워크스페이스, 안드로이드 등 다양한 구글 제품을 통해 제미나이를 경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이날 생성형 AI를 탑재한 검색 엔진에서부터 'AI 어시스턴트'의 비전인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선보였다.

100개의 이메일을 단 몇 초 만에 요약하고 1시간 분량의 동영상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제미나이 1.5 프로의 출시도 알렸다.

텍스트 투 이미지 AI인 이마젠의 최신 버전인 이마젠3와 함께 텍스트를 입력하면 1분 이상의 영상을 만들어주는 AI 모델 비오(Veo)도 공개했다.

서버용 AI 반도체로 기존 모델보다 5배 가까운 성능의 TPU 6세대인 트릴리움(Trillium)도 발표했다.

[르포] 피차이 CEO 등 구글 경영진 총출동…'AI 제미나이 시대' 선언
각각의 기능과 제품이 소개될 때마다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올여름 출시 예정인 구글 포토의 AI 검색 기능(Ask Photo·사진에 질문하기) 시연이 눈길을 끌었다.

구글 포토의 AI 검색 기능에 이용자의 차량 번호판을 물어보자, 제미나이가 사진첩에서 이를 찾아줬다.

구글 포토에 저장된 차량 사진 중 많이 찍힌 사진을 이용자 차량이라고 추론해 번호판을 확대해 보여주는 것이다.

딸이 언제 처음 수영을 배웠는지 알려달라고 하자, 저장된 사진들 가운데 딸이 수영 중인 사진을 추려 시간순으로 요약 정리해 제공해 줬다.

이날 구글은 자신들의 모든 AI 능력을 전 세계에 보여주려는 듯 이날 키노트 연설에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순다르 피차이 CEO뿐만 아니라 리즈 리드 검색(서치) 부문 부사장, 씨씨 샤오 제미나이 담당 구글 어시스턴트 부사장, 제임스 마니카 기술 및 사회 수석부사장 등이 무대에 올랐다.

특히, 구글 딥마인드 데미스 허사비스 CEO도 처음 무대에 섰다.

허사비스는 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로 유명한 딥마인드 창업자로, 현재 구글의 핵심 AI 조직인 구글 딥마인드를 이끌고 있다.

허사비스는 이날 구글의 AI 어시스턴트 비전인 프로젝트 아스트라 등 구글의 업그레이드된 AI 기능을 발표했다.

한 참석자는 "구글이 생성형 AI 출시는 다소 늦었지만, 원조 AI 선두 주자로 AI 플랫폼 패권은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