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행' 푸틴, 내친 김에 방북?" 외신 전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 국빈 방문을 계기로 미국에 맞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무제한 파트너십' 관계가 더욱 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메이아 나우언스 수석 연구원은 "러시아와 중국 모두 서방, 특히 미국이 실패했다는 서사에 강하게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고 14일(현지시간)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유럽 방문 직후 이뤄진 이번 국빈 방문에 대해 "러시아 전시경제와 방위산업에 대한 지원을 멈추라는 유럽 지도자들의 지속적 요구에도 중국이 러시아와의 양자관계를 보는 시각이 변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WP는 푸틴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 주도의 글로벌 질서에 맞서기 위한 공동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시 주석과 푸틴 모두 중러 주도로 가동되는 다극화된 세계 질서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이번주 양측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선언된 양국간의 '무제한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중국은 국제무대에서 러시아의 몇 안되는 무역 파트너이자 우방 중 하나"라고 말했다.

중국 상하이 푸단대학의 자오밍하오 교수는 러시아가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시키려 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서방 국가들의 압박에 직면한 푸틴으로선 중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확고히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알렉산드르 가부예프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센터장은 러시아 정부가 모든 외교관계를 우크라이나 전쟁과 서방과의 대결을 바탕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이번 방중을 계기로 북한을 깜짝 방문할지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

WP는 "푸틴은 작년 러시아 극동을 방문해 자신과 흔치 않은 대면 회담을 하며 러시아와의 관계를 최우선으로 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방문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번 아시아 방문을 활용할지도 모른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작년 9월 13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북러 정상회담을 진행했고, 이후 북한은 막대한 양의 옛 소련제 포탄과 탄도미사일을 러시아에 제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북러간 군사 협력이 늘어났다며, 핵무기 프로그램 관련 다수의 국제 제재에 처한 북한은 러시아와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길 원한다고 짚었다.

푸틴 대통령이 올해 북한을 답방하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만난 2000년 7월 이후 24년 만의 방북이 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 기간 김정은 위원장의 평양 방문 초대를 수락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