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3차 총선백서 특위 전체회의’에 조정훈 총선백서 특위 위원장(왼쪽부터),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김선동 서울시당 위원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뉴스1
1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3차 총선백서 특위 전체회의’에 조정훈 총선백서 특위 위원장(왼쪽부터),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김선동 서울시당 위원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뉴스1
4·10 총선 참패에 따른 백서 집필을 놓고 ‘한동훈 책임론’ 공방이 국민의힘 내에서 나타나고 있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은 “개인 책임을 추궁하지 말자”고 선을 그었지만, 백서에 한 전 비대위원장의 전략 실패 등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백서 내용은 오는 7월로 예상되는 당 대표 경선에 한 전 위원장이 후보로 나설지 여부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조정훈 총선백서특별위원회 위원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3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한 전 위원장은 (총선 패배 원인에 대한) 설문 결과가 정리되는 대로 그 결과를 가지고 면담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위원장을 중심으로 특위가 만든 총선 패인 설문조사에는 △한 전 위원장의 총선 메시지 △원톱 체제의 실효성 △지원 유세 효과 등에 대한 평가가 포함됐다. 백서 작성을 통해 한 전 위원장에게 총선 패배 책임을 지우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이유다.

이에 대해 황 위원장은 회의 첫머리 발언에서 “당 대표가 사퇴한 것으로 정치적 책임을 봉합하자”며 “(총선 패배 책임의) 주어를 (개인이 아니라) 당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 위원장은 한 전 위원장의 전략 실패 문제를 백서에 담아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인물을 주어로 해선 안 된다는 건 받아들이지만, 패배 원인에 대해 대충 덮고 넘어가자는 건 아니라고 확신한다”며 “직설법을 쓰나 은유법을 쓰나 읽는 사람은 해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규 의원도 CBS 라디오에서 “책임론이 아니라 왜 졌을까 확인해야 할 것 아니냐. 조정훈 위원장이 주어진 소명을 100% 다 완수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힘을 실었다.

특위는 다음달 중순께 총선 백서 출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당대회가 7월 초 열린다면 당 대표 경선 직전에 ‘한동훈 책임론’이 힘을 받을 수 있다. 한 전 위원장은 아직까지 당권 도전 여부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이날 이상민 의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한 전 위원장이 표명은 안 했지만 마음은 (출마 쪽으로) 기울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