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개의 엔진과 프로펠러만으로 비행하는 헬리콥터와 달리 도심항공모빌리티(UAM)는 여러 개의 전기모터와 배터리를 연결한 ‘분산전기추진’ 시스템을 활용한다. 단일 동력계통의 경미한 고장이 추락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분산전기추진 시스템의 핵심은 에너지를 공급하는 배터리다. UAM 업계에선 도심에서 승객을 4명 이상 태우고 일정량 이상의 화물을 무리 없이 실어 나르기 위한 에너지를 배터리 무게 ㎏당 500Wh(와트시) 이상 출력으로 보고 있다. 현재 테슬라가 사이버트럭 등에 사용하기 위해 대량 생산을 추진 중인 4680(지름 46㎜·높이 80㎜) 원통형 배터리(㎏당 300Wh)의 약 1.6배다.

세계 주요 기업이 개발 중인 전고체배터리가 분산전기추진 시스템에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전고체배터리는 액체 상태의 전해액을 사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고체 전해질을 쓰는 배터리다. 고체 전해질이 분리막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에 무게가 더 가볍다. 폭발과 화재 위험성도 크게 줄어든다. 외부 충격으로 전해질이 샐 우려도 없다.

세계 1위 배터리 기업 CATL이 2027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전고체배터리가 ㎏당 500Wh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도 전고체배터리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 밖에 UAM 상용화를 위해 탄소섬유 등 초경량·고강도 소재를 적용한 기체 프레임과 부품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적용한 장애물 탐지 및 충돌회피 센서 등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UAM 기체·부품 관련 법규 및 인증 제도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