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더칠드런 보고서, 전세계 보건위기 경고
"분쟁·기후재난으로 신생아 5명 중 1명 의료혜택 못받아"
올해 분쟁과 기후 재난으로 인해 신생아 5명 중 1명은 의료 혜택을 받지 못할 걸로 전망됐다.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이 13일 펴낸 글로벌 보고서 '조용한 응급 상황: 죽어가는 여성들'은 유엔 세계인구전망 등을 토대로 올해 의료 시설 밖에서 태어나는 아기가 전체의 22.2%인 2천8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의사, 간호사, 조산사 등의 도움 없이 세상에 나오는 경우도 2천400만명(17.9%)에 달했다.

특히, 분쟁 지역의 경우 임신부가 의료진 참여 없이 아이를 낳아야 확률은 37%로 비분쟁 지역(12%)보다 3배 가량 높았고, 의료시설이 아닌 곳에서 분만할 확률은44%였다.

전쟁이 격화한 지난해 10월 7일부터 올해 4월 초까지 관련 시설·인력을 대상으로 한 공격이 최소 435건 발생해 보건 시스템이 파괴된 가자지구가 대표 사례로 꼽힌다.

갈수록 강도와 빈도가 증가하는 기후 재난 또한 모성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최신 연구에 따르면 산불, 폭염에 노출되면 임신부의 조산, 사산, 임신 합병증의 위험이 늘어났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최악의 기후위기국이자 아동 분쟁피해국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 의료 서비스 이용률을 보이는 소말리아는 2019년 기준 전체 출산 여성의 31.9%만이 전문 인력의 지원을 받고 있다.

소말리아에 살고 있는 32세 여성 라마(가명) 씨는 집에서 분만하면서 출혈이 심해 죽을 고비를 넘겨야 했던 경험이 트라우마로 남아있다.

최근 세이브더칠드런을 통해 현지 병원에서 출산한 그는 "몇 시간의 진통이 있었지만, 건강한 아기를 낳았고 퇴원 전에는 간호사와의 상담을 통해 모유 수유 등 필요한 내용을 안내받았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20년 한 해 동안 세계 곳곳에서 임산부 28만7천명이 충분히 예방이 가능했던 원인 때문에 사망한 걸로 집계했다.

이는 하루 평균 800명꼴이다.

마리온카 폴 세이브더칠드런 글로벌 보건 정책옹호 책임자는 "모든 여성과 아동은 의료 서비스와 교육에 접근할 권리가 있음에도 엄마 없이 자라는 아이들과 갓 낳은 아기를 잃는 고통을 겪는 산모들이 더 많아졌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