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李와 여러차례 얘기 나눠"…우원식, 경선 완주 의지
국회의장도 明心으로 교통정리?…비명계 "노골적 개입"
4파전으로 시작했던 더불어민주당의 국회의장 경선이 추미애 당선인으로 하루아침에 '교통정리'되는 분위기다.

경쟁자였던 조정식·정성호 의원이 일제히 후보에서 물러난 데 '명심'(明心·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적잖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완주 의지'를 밝혀온 우원식 의원도 거취에 압박을 느끼는 모양새다.

추 당선인은 13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이 대표와 여러 차례 깊이 (의장 선출 관련) 얘기를 나눴다"며 "(이 대표는) 순리대로 자연스럽게 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국회의장 경선에서 선수(選數)와 나이를 따져온 관행에 비춰볼 때 이 대표의 의중이 자신에게 향해 있다는 주장으로 해석됐다.

친명(친이재명)계 당선인 역시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대표는 순리에 따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나 역시 여러 차례 확인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6선)은 추 당선인보다 나이가, 우 의원(5선)은 추 당선인보다 선수가 적은 만큼 '순리'상 추 당선인 추대가 바람직하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조 의원과 추 당선인의 후보 단일화 기자회견에 친명 핵심인 김병기 의원이 자리한 것을 두고도 같은 해석이 나온 바 있다.

친명 원외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를 주축으로 한 초선 당선인들이 일찌감치 추 당선인을 차기 국회의장 후보로 밀었다는 후문도 들린다.

이들은 민주당이 대여(對與) 관계에서 선명성과 개혁성을 더 강화하라는 게 총선 민심이라고 주장한다.

3년 뒤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하기 위해서는 이 대표가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하고 당내 잡음을 없애야 한다는 판단도 깔렸다.

당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와 추미애 의장,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로 형성되는 3각 체제 그림이 윤석열 정부 견제에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의장도 明心으로 교통정리?…비명계 "노골적 개입"
그러나 비명(비이재명)계 일각에서는 원내대표에 이어 국회의장 후보 선출마저도 이 대표와 강성 지지층 여론에 휘둘려 내부 경쟁 없이 추대 형식으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수도권의 한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국회의장 경선에 보이지 않는 손이 노골적으로 개입하고 있다"며 "총선에서 크게 이겼다고 친명계가 마음대로 해도 당이 잘될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경선 완주 의지를 거듭 밝혔다.

그는 전날 후보직에서 사퇴한 조·정 의원을 향해 "(그들은) 친명 후보가 아니다.

나야말로 진짜 친명"이라며 "나를 견제하기 위해 후보들 간에 그런 것 같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오는 16일 국회의장 후보를 뽑는 경선을 치른다.

원내 다수당인 민주당이 국회의장 후보 1인을 지명하면 국회 본회의에서 선출 절차를 거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