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증가세 지속·60% 이상이 청년층…세계 광물 30% 매장
세계 평균 웃도는 경제 성장률…새 생산기지·소비시장 부상

[※ 편집자 주 = 우리 정부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6월 4∼5일 서울에서 사상 처음으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합니다.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아프리카는 인프라 확충 등이 필요해 다양한 경제교류 협력이 기대되는 곳입니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는 정상회의를 앞두고 에티오피아, 보츠와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3개국에서 발로 뛰고 있는 한상(韓商) 등을 만나 현지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아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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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를 가다] ① 지구촌 마지막 '성장 엔진'
'기회와 잠재력의 땅'
저출생과 고령화로 지구촌의 성장 동력이 식어가는 동안 아프리카 대륙은 급속한 인구 증가와 풍부한 자원을 연료로 가동되는 세계 경제의 '마지막 엔진'으로 각광받고 있다.

전 세계가 지금 아프리카 대륙을 주목하는 이유다.

우리 정부가 다음 달 4∼5일 사상 첫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것도 이같은 아프리카와 장기적이고 호혜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 기회를 공유하기 위한 포석이다.

아프리카 54개국(유엔 가입기준) 중 30개국 이상의 정상이나 정상급 인사가 이번 회의 참석에 관심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을 만큼 아프리카 대륙 역시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의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을 평가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근거는 증가하는 인구다.

12일(현지시간) 유엔에 따르면 아프리카 인구는 연평균 2.5%씩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현재 14억2천만명의 인구는 2050년 25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프리카는 25세 이하 청년이 전체 인구의 60%가 넘는 '세계에서 가장 젊은 대륙'이기도 하다.

세계 평균 중위연령이 30.5세인데 반해 아프리카의 평균 중위연령은 18.8세다.

2050년에는 세계 인구 4명 중 1명, 15∼24세 청년 3명 중 1명이 아프리카인이 될 것이라는 게 유엔의 전망이다.

전 세계 육지의 20%에 해당하는 3천20만㎢의 면적으로 아시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아프리카 대륙은 풍부한 자원을 자랑한다.

외교부 등에 따르면 보크사이트, 코발트, 흑연, 리튬, 망간 등 세계 광물 자원 매장량의 30%가 아프리카에 있다.

아프리카 대륙은 세계 870만여 생물 종의 ¼이 서식하는 등 전 세계 생물 다양성의 25%와 전 세계 미개발 경작지의 65%를 차지한다.

또 세계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삼림이 있고 태양열, 풍력, 수력 발전 용량 또한 풍부하다.

아프리카 경제는 코로나19,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 전쟁 등 여러 충격 요인 속에서도 강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22년 3.8%, 지난해 4.0%, 올해 4.3%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평균 성장률인 3.4%, 2.9%, 2.7%보다 높은 수준으로 그 추세는 더욱 견고해지는 양상이다.

이는 젊으면서도 증가하는 인구, 풍부한 자원과 함께 새로운 생산기지이자 커지는 소비시장으로서의 아프리카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동시에 아프리카에서 중국과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EU), 일본 등이 각축을 벌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아프리카 최대 투자국이자 최대 무역국인 중국은 현지 인프라 건설 투자를 확대하면서 '일대일로' 전략을 통해 현지 국가들과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반면, 이 같은 잠재력에도 그간 한국과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협력 성과는 미미한 편인 데다가 그마저 공적개발원조(ODA)에 치우친 측면이 있다.

정부가 아프리카 대륙을 글로벌 사우스의 핵심 요충지로 보고 이 지역과의 경제협력 강화를 위한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이유일 터다.

[아프리카를 가다] ① 지구촌 마지막 '성장 엔진'
아프리카의 광물·에너지는 빠뜨릴 수 없는 중요한 협력 분야다.

그중 한국의 미래 먹거리인 이차전지의 핵심 원료가 되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 핵심 광물이 풍부하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콩고민주공화국은 2022년 전 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73%를 책임졌다.

부룬디와 탄자니아 서부에는 상당량의 니켈이 매장된 '동아프리카 니켈 벨트'(EANB)가 자리 잡고 있고 짐바브웨는 아프리카 1위, 세계 6위 리튬 생산국이다.

인프라 분야는 수주액 측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여전히 낮지만 상징적인 협력 사업이 여럿 진행됐다.

대표적으로 대우건설이 2021년 5월 준공한 잠비아와 보츠와나 접경의 잠베지강을 연결하는 카중굴라 대교는 남아프리카 물류의 '대동맥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이 강점을 가진 방산과 IT·디지털 등도 점차 협력을 확대할 분야다.

이 밖에 농업과 농산물 가공업, 의료보건, 화장품과 식품 등 소비재 등을 유망한 협력 가능 분야로 코트라(KOTRA)는 꼽았다.

이런 잠재력과 가능성에도 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대외의존형 경제, 정치와 치안 불안,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 생산량 저하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2021년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의 공식 출범으로 인구 14억, GDP 3조4천억 달러 규모의 단일시장으로 거듭나는 아프리카는 포기할 수 없는 협력 대상임은 분명하다.

김명희 코트라 아프리카지역본부장은 "현재 아프리카에는 200개 넘는 우리 기업이 시장을 개척하며 한국과 아프리카 협력의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번 정상회의가 더 많은 기업이 아프리카에 진출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