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유럽연합상공회의소 설문조사…'중국 최고 투자처' 답변 13%에 그쳐
"EU기업 중국 투자의향 사상 최저 '뚝'…지정학적 우려 반영"
유럽연합(EU) 기업들의 중국에 대한 투자 의향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고 블룸버그·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중유럽연합상공회의소가 1~2월 EU 기업 500곳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례 설문조사에 따르면 '중국을 최고 투자처로 여긴다'는 응답이 전체의 1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 기관이 조사를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중국의 고강도 봉쇄 정책 등으로 경기가 얼어붙었던 코로나19 팬데믹 시절인 2020~2022년(19%~27%)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또한 응답 기업의 3분의 2 이상은 '지난해 중국에서 사업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건설 부문에서는 '중국의 부동산 위기로 건설 활동이 침체하면서 중국 토종 업체에 유리한 경쟁 환경이 조성됐다'는 등의 답변이 나왔다.

올해 전망을 묻는 항목에서도 부정적 답변이 많았다.

응답 기업의 55%가 사업상 3대 도전 과제 중 하나로 중국을 꼽아 지난해 응답률보다 19%포인트 상승했다.

아울러 응답 기업의 절반 이상이 비용 절감 계획이 있다고 답했고, 이들 중 26%는 인력 감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응답 기업의 13%는 이미 기존 투자를 중국 밖으로 이전했거나 이전을 결정했다고 답했다.

아울러 EU 기업들 사이에 아세안이 최대 대안 투자처로 떠올랐으며, 유럽·인도·북미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중국 내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답한 비율은 42%로, 이 항목을 조사하기 시작한 2012년 이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이같은 조사 결과가 중국의 지정학적 위험성을 피하고자 하는 기업들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시진핑 국가주석이 외국 기업들에 대한 '따뜻한 조치'를 약속했음에도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안 투자처를 찾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도 중국의 모호한 규칙과 예측할 수 없는 법적 환경이 가장 큰 규제 장벽이라는 답변이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옌스 에스켈룬드 주중유럽연합상공회의소 회장은 "국내(중국) 경제 문제에 대한 인식이 이제 더 영구적인 성격을 띠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기업들이 이제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치를 조정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