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교수들, 휴진하고 시위·'의료대란' 주제 세미나병원측 "환자 불편 크지 않을 것…상황 지켜보자"충북대·울산대·원광대·전남대병원 등도 교수 휴진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 교수 일부가 과로로 인한 피로 누적 등을 이유로 3일 휴진한다.휴진한 서울아산병원 교수들은 이날 오전 병원 앞에서 '의대 증원 중단' 피켓 시위를 한 뒤, 의료대란을 주제로 세미나를 연다.의료계에 따르면 서울 주요 상급종합병원인 '빅5' 중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 교수들이 이날 하루 진료와 수술을 중단한다.서울아산병원과 울산대병원, 강릉아산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날 "울산의대 산하 병원 교수들은 5월 3일 하루 동안 휴진하고 '2024년 의료대란과 울산의대 교육 병원의 나아갈 길'을 주제로 서울아산병원 대강당에서 비공개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세미나에 앞서 교수들은 이날 오전 9시에 서울아산병원 정문에서 올해 의대 증원 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할 예정이다.최창민 울산의대 교수협 비대위원장은 "이날 세미나는 잘못된 의대 증원 정책으로 인한 의료 현장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며 "의료대란이 빨리 해결돼 의료 정상화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서울성모병원 교수들은 이날부터 금요일마다 외래 진료와 급하지 않은 수술을 하지 않기로 했다.서울성모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앞서 "장기간 지속되는 의료비상 상황에서 의료진의 탈진과 의료사고 예방을 위해 5월부터 금요일 주 1회 외래와 비응급수술의 휴진을 권고하기로 했다"며 "의료진의 상황에 따라 다른 요일 휴진도 선택할 수 있다"고 밝혔다.이들 병원은 병원이 공식적으로 문을 닫는 게 아니라 일부 교수들이 개별적으로 휴진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들은 이날 휴진으로 인한 환자 불편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빅5 병원 외에도 이날 전국에서 일부 수련병원 교수들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대한 반대 표시로 휴진에 나선다.충북대병원과 대전성모병원, 건양대병원 교수들은 이날 하루 외래 진료를 중단한다.다만 각 병원은 휴진이 병원의 공식 입장은 아니며, 이날 외래 진료가 원래 없는 교수들도 있어서 진료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원광대병원 교수들도 이날 하루 외래진료와 수술을 쉰다.전남대병원 교수들은 이날부터 일주일에 하루 외래 진료를 중단하기로 했다.다만 휴진 결정은 교수 자율에 맡기기로 해 실제로 얼마나 많은 교수가 동참할지는 미지수다.병원은 당장 이날 외래진료를 쉬는 진료과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전날 밝혔다.울산대병원 교수들도 이날 하루 쉴 계획이지만 응급·중증환자와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한 진료는 유지한다.계명대 성서동산병원에서는 호흡기내과와 감염내과, 내분비내과를 포함한 일부 진료과 교수 10명 미만이 이날 휴진한다.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은 정상 운영한다.인천성모병원 교수들은 4일부터 한시적으로 토요일에 외래진료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앞서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고려대의료원 소속 병원 교수들이 지난달 30일 휴진했지만, 의료현장에 큰 혼란은 없었다.삼성서울병원 교수들은 초과 근무 여부에 따라 교수들이 개별적으로 일주일에 하루를 골라서 쉬기로 했다./연합뉴스
32개大 중 절반가량 모집인원 결정…대부분 이번주 초 마무리 전망충북대·충남대 등 일부 대학 '막판 고심' 중…결과 주목정부가 올해 치러질 2025학년도 대학 입학전형의 경우 대학이 일정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의대 모집인원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지만, 실제로 모집인원을 줄이는 대학들은 일부 국립대에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대부분의 사립대가 증원된 인원을 모두 모집하는 방향을 택하면서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 증가폭은 1천5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28일 교육계와 대학가에 따르면 의대 정원이 늘어난 전국 32개 대학 가운데 약 15개 대학이 2025학년도 모집인원을 결정했다.이 가운데 일부는 이미 대학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모집인원을 제출했다.국립대 가운데는 경북대가 증원분 90명 가운데 절반인 45명, 경상국립대 역시 증원분 124명 가운데 절반인 62명만 늘려 각 155명과 138명을 모집하기로 했다.제주대 역시 증원분 60명의 절반인 30명만 늘려 총 70명을 모집하기로 했다.이들 3개 대학이 감축하는 증원분은 137명이다.이에 비해 연세대 분교(증원 7명), 인제대(7명), 고신대(24명), 동아대(51명), 조선대(25명), 계명대(44명), 영남대(44명), 대구가톨릭대(40명) 등 사립대는 증원된 인원을 100% 모집할 계획이다.아직 증원폭을 확정하지 못한 다른 사립대들도 대부분 최대한 정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모집인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관심이 쏠리는 것은 아직 모집인원을 정하지 못한 다른 국립대다.의·정 갈등이 계속되자 앞서 강원대·경북대·경상국립대·충남대·충북대·제주대 등 6개 국립대 총장은 정부의 건의문을 전달하고 2025학년도에 한해 대학별로 자체 여건을 고려해 증원분을 자율 모집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당시 건의에 동참한 대학들 가운데 충남대·충북대·강원대 등은 이번 주 회의를 통해 모집인원을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정원이 가장 많이 늘어난 충북대(49명→200명)의 경우 29일 충북도와 대학, 민간단체, 교수들이 참여한 가운데 회의를 연다.충북대는 고창섭 총장이 22일 교수들을 만나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의 50%가량만 반영한 125명으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으나, 김영환 충북지사는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충북대와 건국대 분교 등 충북지역 의대가 배정된 정원을 100% 모집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충남대 역시 25일 의대학장이 참석하는 학무회의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는데 이달 30일까지는 모집인원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부산대의 경우 증원분 대비 모집인원을 일부 축소한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기존에 배정된 정원만큼 모집하는 방안도 여전히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증원폭이 상대적으로 큰 이들 국립대의 결정에 따라 2025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은 전년 대비 적게는 1천500명, 많게는 1천700명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2025학년도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인 만큼 대학들의 의대 모집인원이 확정되면 대교협은 이를 심의·의결하는 데 속도를 낼 전망이다.이러한 절차를 거쳐 지난해 이미 발표된 2025학년도 대학 입학전형 시행계획이 수정되면 대학들은 다음 달 말 신입생 모집요강에 이를 반영하고 본격적인 신입생 모집에 들어가게 된다./연합뉴스
사직서 제출 시작 한달 맞아…"시간 지나면서 점차 늘어날 수도"교수들, '사직서 효력 발생' 놓고 법률 자문하기도정부, "이탈 규모 크지 않을 것"…두려운 환자들 "제발 남아달라"정부와 대립각을 세우는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돼 사직 효력이 발생하기 시작하는 25일 의료 현장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빅5'로 불리는 서울시내 주요 대형병원은 당장 교수들의 뚜렷한 이탈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면서도, 무더기 사직이 현실화할까 봐 예의주시하고 있다.정부는 이날 수리 예정인 사직서가 없다며 실제로 병원을 떠나는 의대 교수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지만, 두 달 넘게 풀리지 않는 의정(醫政) 갈등을 지켜보는 환자들의 마음은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빅5' 병원 "뚜렷한 움직임 없어"…시간 흐르며 점차 나타날 수도의료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성모병원·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 등 '빅5'를 비롯한 주요 대형병원은 이날 당장 뚜렷한 사직 움직임은 없다고 전했다.담당 의사의 사직으로 인해 수술이나 외래진료 일정을 조정해달라는 요청이 들어온 것은 아직 없다고 한다.사직서를 제출한 교수들 대다수는 현장에 남아 환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사직서 제출 시기가 다른 탓에 그 효력이 발생하는 날이 분산됐다는 분석도 있다.이날은 사직서 제출의 효력이 발생하는 '첫날'이므로, 시간이 지나면서 사직 효력이 발생해 병원을 떠나는 교수들이 점차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의원회 등도 '이날부터' 사직이 시작된다고 밝힌 바 있다.사직서 제출 후 한달이 지난 시점에 바로 사직하지 않고, '사직 희망일'을 추후로 잡은 교수들도 있다.실제로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아신장분과 강희경·안요한 교수는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근무 종료 시점을 '8월 31일'로 잡았다.돌보던 환자들을 다른 병원으로 연계하는 등 업무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다.서울의대 교수 비대위 관계자는 "교수들이 지난달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 시작해 이후 쭉 이어진 것으로 안다"며 "사직을 희망하는 날짜가 다르기도 하고, 각자의 스케줄에 따라 (병원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교수들, '사직서 효력 발생' 놓고 법률 자문하기도이처럼 사직서 효력이 발생하는 시기가 다를뿐더러, 절차적·형식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사직서가 한 달 후 효력이 발생하는지 애매모호한 경우도 있다.일부 의대에서는 교수들이 쓴 사직서를 교수 비대위가 모아서 가지고 있으면서 총장 등에게 제출하지 않은 사례들도 적지 않았다.의대 학장이 가지고 있으면서 대학 본부에 전달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이에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의 효력을 놓고 법률 자문을 받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최용수 성균관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은 "사직서를 제출받은 쪽에서 '미개봉'으로 익명 상태라, 유효성이 있는지 자문 중"이라며 "현재로서는 성대의대 사직서 효력은 내달 1일부터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서울아산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든 울산의대 교수 비대위는 사직서를 의대에 접수한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사 표시가 됐다고 보고 사직을 준비하고 있다.울산의대 교수 비대위 관계자는 "현재 교수들의 사직서는 학장 차원에서 갖고 있으나, 일단 학장이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의대에 접수된 것으로 보고 진행할 수 있다는 자문을 받았다"고 전했다.이 관계자는 "병원 규정에 따라 (교수들이 떠나는 시점은) 대부분 오는 30일 이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사직서 제출 규모 크지 않다"…환자들은 불안과 두려움 떨어정부는 이날 사직서 수리가 예정된 교수는 없으며, 교수들이 한꺼번에 이탈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보건복지부는 교육당국을 통해 파악한 결과 대학 본부에 사직서를 제출한 의대 교수는 많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의대 교수는 대학 본부 소속으로 병원 진료와 대학 강의를 겸직하는 경우가 많다.이때는 대학에 사직서를 제출해야 한다.교수로 불리지만, 병원에만 소속된 교수는 병원장에 사직 의사를 표해야 한다.일부에서는 한 달간 대학 총장과 병원장에 실제 사직서를 낸 교수가 전체의 7% 상당인 800여명에 불과하다거나, 대학 본부에 접수한 건 80명 정도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이와 관련해 정부는 아직 사직서 효력이 발생하는 교수는 없다고 일축했다.형식적·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입장이다.정부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당장 진료와 수술을 눈앞에 둔 환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주요 대형병원이 이미 수술을 절반 이상 줄였고, 외래도 20∼30%가량 축소한 상태에서 교수들의 사직이 이어질 경우 의료공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당장 내주부터 시작되는 대형병원의 '휴진'도 환자들의 불안을 부채질한다.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대위와 연세의대 교수 비대위는 각각 이달 30일 하루 외래진료와 수술을 모두 중단한다.연세의대 교수 비대위의 경우 내달 말까지 매주 하루 휴진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울산의대 교수 비대위도 내달 3일부터 주 1회 휴진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환자들은 교수들을 향해 현장에 남아달라고 거듭 촉구하고 있다.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응급실, 중환자실, 수술실, 분만실 등 생명과 직결된 필수중증의료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25일 이후에도 부디 의료현장에 남아달라"고 호소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