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초연 국악극 '세자의 꿈', 전석 매진에 기립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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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아르젠티나 극장에 국립국악원 ‘세자의 꿈’ 초연
‘韓-伊 상호문화교류의 해’ 개막 공연으로 현지 관객 열광
한복 입고 공연장 찾은 유인촌 “지화자, 좋다” 외치기도
‘韓-伊 상호문화교류의 해’ 개막 공연으로 현지 관객 열광
한복 입고 공연장 찾은 유인촌 “지화자, 좋다” 외치기도

4일(현지시간) 아르젠티나 극장이 이탈리아인의 박수갈채와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 주인공은 잘 알려진 서양 극작품이 아닌 ‘세자의 꿈’이라는 제목의 한국 공연이었다. 유럽에서도 인기를 끄는 K팝 같은 젊은 장르가 아닌 생소한 전통 가락과 춤사위로 이뤄진 작품인데도, 콧대 높은 이탈리아인 관객들에게 “아름답다”는 극찬을 받으며 수준 높은 공연으로 인정받은 것이다.

K팝이나 영화 같은 흥행이 보증된 콘텐츠 대신 한국 문화를 알리는 시발점으로 국악과 무용을 섞은 공연을 선보인 전략은 오히려 신선하고 성공적이었다. 이날 6층 높이의 오디토리엄에 마련된 700석의 좌석이 빈자리 없이 꽉 들어찬 것이 이를 보여준다. 문체부에 따르면 20~30유로의 티켓이 열흘 만에 모두 팔렸다. 한 번도 무대에 오른 적 없어 작품성을 판단하기 어려운데도 현지에서 높은 관심을 받은 것이다.

특히 꽹과리, 장구, 북, 징, 소고 등을 연주하는 풍물놀이를 무대화한 놀이춤 형태의 ‘판굿’이 벌어지고, 배우가 묘기에 가까운 상모돌리기를 선보이자 관객들도 함께 소리 질렀다. 1시간 30분가량 이어진 공연이 끝나자 적잖은 관객들이 일어서 박수를 치기도 했다. 이날 극장을 찾은 카를로 트레짜 전 주한이탈리아대사는 방아타령을 듣자마자 바로 “판소리”라고 외치며 한복 의상이 아름답다고 평가했고, 자히드 마스탐 주이탈리아 말레이시아 대사는 “장관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공연에 이어 로마와 밀라노 등 이탈리아 주요 도시에서 한국 중견작가 전시와 현대무용 공연, 관광박람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또 양국 청년 예술인들이 오페라, 디자인 등 공동 관심 분야 작품을 함께 창·제작하는 활동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로마=유승목 기자